◎서울대·연대 등 신운동권 당선… 탈정치경향 뚜렷 학생운동이 변화하고 있다.
「탈정치화」 「생활진보」 「학내개혁주력」등으로 대표되는 학생운동의 변화는 최근 끝난 서울대 연세대등 주요대학과 한성대 서울산업대 상명여대등의 총학생회장선거에서 새로운 학생운동조직 출신들이 대거 당선됨에 따라 더욱 뚜렷해졌다.
이들 신세대운동권의 등장으로 학생운동은 정치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비판·대안세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졌으며 최대학생운동조직인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가운데 스스로를 「신운동권」으로 부르는 연세대총학생회당선자, 「제3세대 운동」을 표방한 서울대등 4개대학의 총학생회장당선자등은 한결같이 『80년대 후반이후 학생운동은 실패했다』고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이들은 70년대 학생운동권을 양심의 세대로, 80년대 운동권을 이념의 세대로 규정하고 자신들은 진보의 제3세대로 이름짓고 있다.
이미 낡은 이념인 마르크스·레닌주의나 교조적인 주체사상등에 매달리는 대신 이들은 국민과 일반 학생들의 정서를 감안하고 변화와 개혁의 시대에 걸맞는 합리적인 운동체로 거듭날것을 선언했다.
이번 서울대 총학생회장선거에서 승리한 「21세기 연대」(21세기 통일한국을 향한 대학창조 진보학생연대)는 교육대개혁을 주장하며 ▲졸업학점 하향조정 ▲학부제 실시 ▲강의평가제 도입 ▲도서관 시설확충등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어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당선자 강병달군(23·농경제4)은 『국민적인 관심이 정치에 집중됐던 과거와는 달리 사회의 다양한 영역으로 넓어진 이상 학생운동도 이를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학생운동권의 이러한 변화된 인식은 기존 한총련조직의 일대재편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번 대학가의 총학생회선거에서 급격한 퇴조를 보인 민족해방계열(NL)은 한총련에서 퇴조하는 다수로 남게됐고 학생운동 스스로의 개혁과 변화를 요구하는 새로운 소수의 목소리가 커지게 됐기 때문이다.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학생운동」, 「비판을 넘어선 대안세력」등의 새 목소리가 일반학생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분명 한국학생운동사에 또하나의 새로운 페이지로 기록될것이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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