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표준화기구서 품질보증/올들어만 44개사 새로받아/외국바이어 요구도 갈수록 커져… 중기확산 관세장벽 못지않게 또하나의 무역장벽으로 부상하고 있는 품질규격의 벽을 넘기 위해 국내업체들이 앞다투어 ISO 9000시리즈 인증획득에 나서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APEC(아태경제협력체)회의에서 주협상과제로 선정될 정도로 국제표준규격이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등장함에 따라 지속적인 수출증대를 위해서는 품질규격이라는 새로운 무역장벽의 극복이 시급하다고 보고 ISO 9000인증 획득을 통해 돌파구를 연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89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영화금속이 국내최초로 ISO 9000인증을 받은 이래 지난해말까지 4년동안 인증을 획득한 업체가 20개사에 그친데 반해 올들어서는 10월말 현재 44개사가 ISO인증을 획득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의 품질인증규격인 ISO 9000시리즈 인증획득업체가 이처럼 큰 폭으로 늘고 있는것은 우선 ISO인증을 받으면 국제적으로 품질을 보증받을 수 있어 그만큼 수출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또 각기 다른 수입국의 품질규격에 맞춰야 할 때 발생하는 생산원가상승과 중복검사 실시등에 따른 기술장벽등을 피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ISO 9000 시리즈는 기업의 품질관리체제에 대한 국제규격으로 ISO 9001은 설계 생산 서비스등 전공정의, 9002는 설계 서비스의, 9003은 생산공정의 국제규격을 뜻한다. 이 시리즈의 인증을 획득하게 되면 생산제품의 품질을 ISO가 보장해주는 셈이 되어 국제적인 신뢰를 얻을 수 있을뿐 아니라 회사내 품질경영체제의 개선에 따른 비용절감등의 부수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국내기업들은 외국의 관련기관을 통해 이 시리즈인증을 획득했었는데 앞으로는 국내기관을 통해서도 시리즈인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성사는 2월 영국의 인증기관인 DSIQA로부터 ISO 9001 인증을 받았는데 이 회사가 영국에 팩시밀리를 수출하려 하자 수입선이 수출의 전제조건으로 9001 인증획득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TV모니터를 수출한 삼성전관의 경우엔 주거래선인 미국의 휴렛팩커드사가 9001 인증을 요구해 역시 인증을 획득해야 했다. 이밖에도 전력용변압기 수출시 캐나다 전력청으로부터 입찰자격으로 ISO 9001 인증획득을 요구받았던 현대중전기, 독일에서 9001 인증을 획득한 밸브메이커 삼신을 비롯, 전력케이블 생산업체 대성전선, 강관메이커 부산파이프등이 이 인증을 얻었다. 한편 신발제조업체인 (주)레오파드는 올초 유럽지역으로 안전화를 수출하려고 했는데 3곳에서 온 수입오더에 모두 ISO 9000 인증요구가 들어있어 결국 수출계약을 맺지 못하고 말았다.
이렇게 외국바이어들의 인증획득 요구가 거세지자 그러한 요구에 사전대비하고 나아가 자사제품의 대외지명도를 높이기 위해 ISO 9000시리즈 인증을 먼저 획득하는 경향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ISO 9000 시리즈 인증획득붐은 중소기업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해 5개에 불과했던 인증업체수가 올들어 (10월말 현재) 15개사로 증가했다. 구미공단의 경우 지난 1월 오리온전기가 처음으로 인증을 획득한 후 12개 업체가 인증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업계관계자들은 『유럽공동체(EC)가 안전관련 12개 수입품목에 대한 ISO 9000 시리즈 인증 요구방침을 세우는등 각국이 ISO 9000시리즈 지정품목을 확대하고 있고 빠르면 올해안에 국내기관에 의한 인증획득이 가능해져 앞으로 인증획득 업체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것』이라고 전망했다.【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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