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문제점 자체토론 등 대책마련 부심 범죄관련 사회고발방송프로그램의 인권침해가 위험수위에 달했다.
범죄관련프로그램은 그동안 있었던 대형사건이나 일반인들이 당하기 쉬운 사건을 사실감높게 재연,사회에 경각심을 주고 범인체포에 도움을 주기위해 마련한것으로 MBC의「경찰청 사람들」과 KBS의「사건25시」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이들 프로그램은 이같은 기획취지에 걸맞게 방송을 계기로 시청자들로부터 범인이나 용의자를 제보받아 경찰에 넘기는등 정의사회구현에 큰몫을 하고 있지만 부작용 또한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경찰청사람들」이 지난17일 정정보도를 내게된것은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된 단적인 예다.
「경찰청사람들」이 정정보도를 내게된것은 10월6일 방영된 「난폭자의 도주」라는 프로그램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8월18일 폭력행위의 주범 백모씨(28)가 범죄를 저지르고 달아나면서 경찰에게 6주의 상해를 입히고 경찰과 대치하면서 인질로 잡은 아내를 살해하려했다는 내용. MBC측은 피해경찰관등의 인터뷰장면등을 삽입해 백씨가 살인미수·특수공무집행방해·폭력행위등 처벌에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됐다고 방송했다.
그러나 방송이 나가자 백씨가족측은 MBC가 범죄내용을 과장했다며 10월25일 언론중재위에 제소했다.
백씨가족의 주장은 피해경찰의 상해정도가 6주가 아니라 3주였으며 아내를 살해하려 했던것이 아니라 백씨가 자해하는것에 아내가 놀랐을 뿐이라는것. 사건관할 의정부지청이 경찰조서를 넘겨받아 조사한 결과 백씨가족측의 주장이 맞는것으로 확인돼 MBC측은 정정보도를 내게된것이다. 「경찰청 사람들」은 이밖에도 지난 6월 성폭행사건을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좋아했던것처럼 묘사하고 피해자의 전주소를 밝혔다는 이유로 언론중재위에 제소당했으나 경찰조서를 바탕으로 제작했고 가명을 사용했다는 점을 들어 불성립된 일이 있다.
「경찰청사람들」뿐만아니라 범죄용의자를 사진과 함께 공개수배하는 형식의 「사건25시」도 지금까지 여러차례 범인을 잡는 개가를 올렸지만 인권침해의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가족이 함께 보는 시간대에 방송되고 있는 이들 프로그램은 범죄상황을 연기자들이 재연해 극적인 분위기를 살리는 과정에서 성범죄와 관련된 선정적인 사건을 여과없이 내보내 시청자들을 당황케한다. 또 범죄사실을 너무 사실적으로 묘사, 범죄모방이라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수 있다는 지적이 높다.
방송사측은 이같은 인권침해를 막기위해 여러가지로 애쓰고 있다. MBC는 고문변호사를 초빙, 인권보호에 대한 강의를 마련했으며 KBS는 14일 「시청자의견을 받습니다」시간에 변호사와 시청자단체인사 그리고 제작책임자들이 나와 「사건25시」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제작책임자들이 충격적인 사건을 사실감높게 방송하려는 과욕을 버리지 않는한 인권침해는 계속될것이라는게 방송계의 분석이다.【송용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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