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동체 구상 무산/역내국가 약속 「구속력」부여과제 시애틀에서 개최된 제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각료회의가 이틀만인 19일하오(한국시간 20일상오)막을 내렸다. 역내국가들간의 완전한 무역·투자의 자유화를 구축하기위한 동인을 만든다는 이번 회의의 선언적 목표는 충분히 달성되었다는 평가이나 그 구체적 방안 제시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기본적으로 전세계의 자유무역지대화를 추구하고있는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 대해 「공감의 공동입장」을 선언함으로써 APEC의 방향성을 설정했다는 점이다.
각료회의가 폐막과 동시에 채택한 UR선언문은 당초에는『12월 15일로 잡혀있는 협상시한 내에 타결될 수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다짐의 수준」이었던것이었다. 그러나 회의후에 채택된 선언문은 『우리는 UR회원국들이 제네바에서 그들의 시장접근 제의를 개선해줄것을 바란다』는 집단적 의지의 촉구와 ▲이를 확보하기위한 관세·비관세 장벽제거 ▲APEC회원국간의 쌍무협상을 통한 시장접근 기회확보등의 「구체적 행동」에 대한 합의까지 약속하고있다.
이같은 전향적인 선언은 유럽공동체(EC)라는 경제블록에 뚜렷이 대응하고있는 아태지역의 공동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는 의미를 갖고있다는것이다. 또 이같은 UR선언은 이번에 마무리 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미국 캐나다 멕시코간의 폐쇄적인 시장블록으로 발전되는것을 견제할수있는 역할까지 겸하고있어 그 실효성에 기대를 걸고있다.
또다른 뚜렷한 성과는 이른바 TIF(무역투자자유화 기본선언)의 채택과 이를 실천해내기위한 TIC(무역투자위원회)의 설치에 합의한것이다. 역내국가의 중소기업육성책으로부터 자본과 기술의 이전까지 광범위한 협력을 제시하면서 그 실천방안을 함께 찾아내기위한 TIF와 TIC는 APEC을 명실상부한 경제협력체로 발전시키기위한 가장 확실한 담보역할을 하게될것으로 평가되고있다.
UR선언과 TIC결성이 이번 회의의 성과라면 경제협력체를 경제공동체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지 못했고 역내국가들 간의 약속에 구속력이 없는 점은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가 될것이다.
아태경제공동체구상은 APEC산하기구인 저명인사그룹(EPG)의 보고서를 통해 이번 각료회의에 건의된것이었다. NAFTA를 마무리함으로써 북미 시장을 개방통합한 미국은 아태시장권의 완전한 자유화를 통해 EC에 대응하기위해 공동체 결성을 강하게 주장했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한 ASEAN국가들은 현재 추진중인 아시아국가만의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를 지렛대로 삼아 미국의 입김에 적극적으로 맞서 왔던것이다. 결국 이번 회의에서는 EPG보고서의 채택이 유보되었고 따라서 공동체 구상도 자연히 무산되게 됐다.
또하나의 과제는 약속과 선언에 대한 구속력 문제. 이는 그동안 다섯차례의 각료회의를 가지면서 일관되게 지적되어진것이지만 이번도 예외는 아니었다. 현재까지는 이에대한 담보가 국가간의 양자적 입장에서 해결돼 왔지만 앞으로는 다자간의 구속력을 유지해야한다는 주장이 자주 제기되고있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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