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종합평가인정제가 내년 10개대학에 대한 평가를 시작으로, 제도로 뿌리를 내리기에 이르렀다. 대학들의 입학부정과 운영상의 각종 비리, 그리고 형편없는 수준의 교육환경과 교육내용등으로 해서 대학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지 오래다. 우리의 대학들이 이러한 위기의식을 공감하고 대학교육의 질적향상을 기해 사회적 공신력을 회복하며, 더 나아가 국제경쟁력까지 갖추려는 자구와 발전의 노력을 스스로 하겠다는데 대해 우리는 큰 관심과 격려를 보내고자 한다.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종합평가인정제를 94년부터 도입키로 결정한후에도 협의과정에서 일부 대학들이 준비등을 이유로 평가시작연도를 늦추자는 요구가 만만치 않았다는 소식이 들렸었다.「평가인정제」가 무산되는것은 아닌가해서 적지않은 우려도 했었다.
그러나 평가대상 1백51개대학중 94년 평가신청대학이 국립7개대와 사립3개대등 10개대학으로 무난한 출발을 하게됐다고 한다. 또 95년 10개대학, 96년 12개대학, 그리고 97∼99년까지 81개대학등 1백13개대학이 평가희망연도를 제시해왔다니 여간 다행스럽지않다. 나머지 38개대학도 희망연도 선택을 자체결정하는데 시일이 걸릴뿐, 평가받기를 거부하는 대학은 없다는것이다. 우리대학들이 현재 처한 현실에서 스스로 탈피해 새롭게 발전을 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것을 확인할 수 있어 희망적이랄 수 있다.
대학종합평가인정제가 대학들을 질적으로 한단계 높이는 제도구실을 다하려면 평가기준과 평가항목등이 합리적이고 공평해야하며 평가결과가 타당해 누가 봐도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우리는 믿는다. 이러한 구체적인 평가척도를 마련하고 시행하는 일은 대교협의 몫이다.
대교협은 평가기준 시안으로 교육(20개항목) 연구(14개) 사회봉사(6개) 교수(15개) 시설설비(22개) 재정경영(22개)등 1백개항목의 평가기준을 마련, 이달말까지 최종평가기준을 확정할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대교협의 이 평가기준 시안에는 적지않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주목을 하게된다.
대교협안을 연구 분석한 홍익대 서정하연구처장은 평가항목의 등분배점에 모순이 있는것도 있으며 평가척도 설정에 문제가 있고 평가기준이 대학운영에 악용될 소지도 있을뿐아니라 공학계단과대학은 종합대학에 비해 무려 12개항목에서 불리한 평점기준을 적용받게 된다고 문제항목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서교수의 문제제기가 모두 옳은지에 대한 판단을 할 자료가 우리에게는 없다. 그러나 대교협은 직접 평가를 받게 될 대학들이 제기하는 문제점들을 검토하는데 소홀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옳은 문제점의 제기라면 과감히 수용해 보편타당한 평가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평가인정제」가 대학들의 발전을 촉진하는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좋은 제도로써 정착하려면 「평가기준」설정부터가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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