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에 약속… 딴소리 못하게/북승인·팀훈련 중단 미 손해없어 빌 클린턴미행정부가 조만간 북한핵문제와 관련한 모종의 단안을 내릴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저명한 한반도문제 전문가가 미·북한간 공개대화를 촉구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있다.윌리엄 테일러미전략및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사진)은 19일자 워싱턴포스트지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양국은 이같은 공개회담에서 미국의 북한승인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영구잔류 방침을 대내외에 분명히 선언하는 형식으로 북핵문제를 일괄타결하라고 촉구했다. 테일러부소장의 기고문을 요약한다.【편집자주】
『북한의 NPT탈퇴와 그에따른 핵사찰거부로 급속히 국제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1년이 다돼가도록 미국과 한국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남은것은 애매모호함과 좌절감뿐이다. 날이 갈수록 불안감이 증폭돼가고 있다.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로 이행하기에 앞서 단기적인 공개대화를 시도해봄직하다. 이 대화는 공개적이어야하며 그 내용은 기록에 남겨야한다. 나중에 그들이 한 약속을 놓고 딴소리를 하지 못하게 하기위해서다.
미국은 다음과 같은 사항을 분명히 천명해야 한다.
―북한을 승인하고 94년도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한다.
―북한을 비롯한 비핵국가에 핵무기를 선제사용하지 않는다.
―북한체제의 와해를 꾀하지 않으며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지원한다.
―IAEA가 북한의 핵개발사실을 밝혀내더라도 핵개발계획의 중단만을 요구하고 책임은 묻지 않는다.
―고위급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회담을 논의한다.
이어 북한은 즉각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공표한다.
―NPT탈퇴조치를 전면 철회하고 영구히 그 조약에 잔류한다.
―영변의 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에 즉각 응하며 IAEA 활동에 적극 협조한다.
―고위급 특사교환에 즉각 응하며 91년과 92년에 한국과 맺은 제반 협정에 따라 남북대화에 복귀한다.
―미사일 부품과 기술의 해외판매나 양도를 중단한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제의를 북한에 대한 지나친 양보라고 반발할 지 모르지만 이는 절대 그렇지 않다. 북한으로선 중차대한 문제인 북한에 대한 외교적 인정만해도 미국이나 우방에는 손해될게 전혀 없다. 팀스피리트훈련도 컴퓨터를 이용한 기동훈련시대에는 불필요하다. 비핵국에대한 핵의 선제불사용도 지난 78년, 90년, 93년 세차례에 걸쳐 미국이 일찌감치 천명한 바 있다.
어떤이들은 북한이 양보만을 얻어내고 끝내 핵개발을 강행할것이라고 말한다.그러나 김일성과의 3시간에 걸친 대화를 포함해 북한관리들과 수백시간 대화를 나눠 본 나의 판단으로는 앞서 제시한 해결방식이 한 미 일 중은 물론 IAEA가 대표하는 국제사회의 이익에 두루 합치될것이라고 확신한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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