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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 파동(장명수칼럼: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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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 파동(장명수칼럼:1608)

입력
199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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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20일과 11월16일에 치렀던 대입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가 고르지 못해서 2차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손해를 봤다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교육부와 국립교육평가원은 수험생·학부모·교사들의 항의전화 받기에 바쁘고, 『수능시험은 1회로 족하다』는 주장이 안팎에서 대두되고 있다. 신문·방송들도 독자들의 항의전화를 받고 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2차시험평균성적은 1차보다 약간 올라갈것』이라는 교육평가원의 예측을 보도했는데, 다음날엔 수험생들을 상대로 취재하여 『평균 10점이상 떨어질것』이라는 상반된 기사를 썼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기관을 지나치게 믿다가 실수한 것인데, 「난이도」 측정이라는것이 그만큼 어렵다는것을 말해주는 예이기도 하다.

 올해 처음 실시된 수능시험에 대한 당사자들의 중압감은 매우 컸다. 자신들이 부실한 출제의 시험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있었다. 1차시험보다 나은 점수를 기대하며 열심히 시험준비를 했던 학생들은 2차시험이 더 어려워서 점수가 내려가자 『석달동안 헛고생을 했다』고 불평하고 있다. 대학의 본고사를 따로 준비해야 하는 학생들은 『헛고생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석달을 낭비했다』며 발을 구르고 있다.

 교육부와 교육평가원은 크게 당황하고 있다. 2차 수능시험을 치르기전에도 시험을 한번으로 줄이자는 안이 내부에서 나왔는데, 난이도 조정실패로 공격이 쏟아지고 있으니 수능시험을 줄일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런때일수록 결정을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

 수능시험 자체에 대해서는 이미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선교사들중에는 『우리의 교육현장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철저한 주입식 교육대신 토론과 실험의 교육이 시도되고, 오랫동안 대입준비에 밀려났던 독서지도가 제자리를 찾고 있다. 학생들은 책과 신문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젊은 교사들의 활기에 눌려있던 나이든 교사들은 오랜 교육경험을 살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두차례의 수능시험을 치르면서 드러난 이 제도의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하고,공청회등을 통해 널리 의견을 모은후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우리의 입시제도는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제도를 보완해 나가지 않고, 부작용이 드러날때마다 뒤집어엎기를 계속해왔다.선지원과 후지원, 국가고사와 대학별고사를 왔다갔다 하는 식이다. 과거의 경험을 항상 통째로 내버렸기때문에 제도가 발전할 겨를이 없었다.

 수능시험을 두차례 치르기로 한것은 충분한 교육적고려를 거쳤던 사항이다.학생들이 「단판승부」에 운명을 걸게하지 말고, 번거롭더라도 두번 기회를 주어 그중 좋은 점수를 입시에 반영토록 하자는것이 본래의 뜻이었다. 이 제도가 득보다 실이 많다면 마땅히 바꿔야 겠지만, 시행 첫해에 난이도 문제가 생겼다고해서 당장 1회로 줄이려는것은 말썽의 소지만 없애면 된다는 또하나의 「뒤집어엎기」다. 수능시험의 시기, 배점, 횟수, 출제경향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한후 결정해도 늦지않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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