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예산공개 진통… 일정차질 불가피/꼬리무는 의사진행 발언감정대립 “표류” 국회예결위가 결산안 처리과정에서부터 난항을 거듭하다 결산안 처리시한인 18일 간신히 난항을 면했다.
예결위는 안기부 예산공개와 추곡수매가 문제등에 대한 야당의 파상공격으로 이날밤 늦게까지 지지부진하다 여야가 서로 한걸음씩 양보, 표결처리함으로써 간신히 결산안을 처리, 본회의에 넘겼다. 그러나 결코 쟁점사안이 될수없는 결산처리과정을 놓고 여야가 끝없는 소모전을 벌인것은 예결위가 최종관문인 예산안 처리과정에서 어느정도의 진통을 겪게될것인가를 예고해주고 있다. 또 앞으로의 국회운영도 여야간 이러한 막판승부가 계속될것임을 보여주는것이다.
당초 문제가 어렵게 꼬인것은 안기부예산공개문제를 놓고 피차 물러설수 없는 입장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번에 안기부예산에대한 실질적인심사권을 확보한다는 목표아래 총공세를 펼치고있다. 예결위에서 민주당의원들은 81년부터 93년까지 안기부가 직간접적으로 사용한 예산은 모두 4조6천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하면서 사용내역의 공개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졌다.
그같이 엄청난 액수의 예산이 감사원의 감사는 물론 국회심의도 받지않고 쓰여진것은 있을 수없는 일이며 국회예산심의권의 중대한 침해라는것이 민주당의원들의 주장이다.
예산주무장관인 이경식경제기획원장관겸 부총리는 이같은 야당의원들의 집요한 질문공세에 현행 법규정상 내역을 밝힐 수없다는 답변만을 되풀이했다. 예산회계특별회계법상 경제기획원 예비비에 계상되고있는 국가안전보장관련 안기부예산은 총액만을 밝힐 수있으며 안기부 본예산이나 각부처에 분산 계상되어있는 정보비도 그 내역을 밝힐 수없다는것이다.
이는 지난 16일 우여곡절 끝에 예결위에 출석한 김덕안기부장의 답변과 동일한 내용이다.
이에 민주당의원들은 예산회계특례법과 안기부법이 5·16직후의 국가재건최고회의와 80년 국가보위 입법회의시절에 군부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법으로 위헌이어서 원천적으로 무효라는 주장을 펴고있다. 또 현행 안기부법에「국가안전보장상 필요한 경우에 예산을 공개하지않을 수있다」고 규정되어 있는것과 관련,예산비공개의 필요성을 따져물었다.
야당의 이러한 주장에 여당의원들은 그같은 법해석에 이의를 제기, 법리논쟁으로 엄호하고 나서는등 안기부예산 논쟁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기도했다.
민주당은 안기부예산에대한 실질심사권 확보와 안기부법 개정을 위한 유리한 고지확보를 위해 필사적인 공세를 펼치고있고 정부와 여당은 야당의 공세에 휘말려들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있는것이 예결위 난항의 근본적인 이유이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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