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국가와 차별무역 않을것/동북아 집단안보기구 불필요 호소카와(세천호희)일본총리는 요즈음 대단히 바쁘다.그는 15일밤늦게까지 정치개혁법안을 원만히 처리하기위해 고노(하야양평)자민당총재와 여야영수회담을 가졌고 16일에는 중의원정치개혁특위에서 여당안의 통과를 지켜보았다. 그는 19일의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준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호소카와총리는 이러한 바쁜일정속에서도 본 특파원과 총리공관에서 단독으로 만나 북한핵문제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와 향후 정국구상을 자세히 털어놓았다. 다음은 호소카와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편집자주】
―동북아시아는 지금 북한 핵문제로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더 불행한 사태로 발전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기위해 집단안보기구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한국정부는 이에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것으로 전해지고있는데 일본정부의 입장은.
▲우선 지난 6일 한국을 방문했을때 김영삼대통령부처로부터 받은 따뜻한 환영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의 뜻을 전하고싶다. 한일관계가 새로운 시대를 맞게된 것은 일본국민뿐아니라 나 개인에게도 커다란 기쁨이다.
북한 핵문제는 지난번 김대통령과의 회담때 APEC과 관련지어 논의한 바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동북아시아에선 집단안보기구가 필요없고 비현실적이다. 북한핵문제는 가능한 한 외교적 노력과 정치적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
○군사대국외도 없어
―그렇다면 아시아의 안전보장문제와 관련,일본은 무슨 역할을 할수 있다고 보는가.
▲미국은 아직도 아·태지역의 안보를 위해 큰 역할을 하고있다. 따라서 일본은 기존의 미일안보체제를 굳건히 유지해나갈 생각이다.
미군이 아시아에 주둔하고있으므로 북한핵문제등 역내 분쟁과 대립은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해결을 모색해야한다. 아·태지역국가들은 정치·안보등과 관련한 대화를 계속하고 경제발전을 이룩해 역내 불안정한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일본은 이러한 작업에 앞장서고 적극적으로 노력할 생각이다.
특히 일본은 평화헌법과 비핵3원칙, 무기수출3원칙에 의거, 전수(전수)방위에 주력함으로써 주변국가들에 위협을 주는 군사대국은 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과 미국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위해 지난 7개월간 대화를 계속해왔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다. 현재 IAEA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소리마저 나오고있다.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얼마나 더 기다려야한다고 보는가.
▲IAEA의 사찰기능이 저하되는것은 염려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이 고위급회담을 재개하고 남북대화도 계속해야한다는 의견이 많다. 일본도 작년11월부터 시작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교섭재개를 요구하고있다. 이처럼 한미일을 중심으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정치외교적노력을 거듭해야한다. 김영삼대통령도 똑같은 뜻을 밝힌바 있다.
―미하원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표결이 눈앞에 다가왔다. NAFTA가 부결될 경우 미국엔 보호주의가 대두할 가능성이 있고 비준되면 역외차별을 두는 무역블록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NAFTA가 개방된 지역협력기구가 될것을 기대한다. 그럴경우 NAFTA는 북미지역의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뿐아니라 아·태지역의 경제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특히 다각적인 무역체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태경협 중추 부상
―시애틀에서 열리는 APEC회담및 비공식정상회담에 대해 일본은 기본적으로 어떠한 생각을 지니고있는가. 일본은 또 APEC이 보다 조직화된 자유무역지역으로 발전되길 바라고있는가.
▲APEC은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을 보강,강화하고 개방된 지역협력의 장으로 역내국가들간 경제협력의 중추가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아·태지역경제권이 더욱 발전하면서 APEC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있다. 일본은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싶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 장래가 밝은 아·태지역이 보다 안정된 번영을 이룩하기위한 협력방안이 논의되고 세계경제회복을 위한 뜻있는 대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세계적으로 지역주의가 높아지고있는데 APEC은 열린 지역주의의 모델로 키워야한다. APEC이 조직화된 자유무역지역으로 발전해서는 안된다. 아·태지역 각국의 경제수준과 종교, 문화의 차이는 유럽과 비교해 커다란 차이가 난다. 따라서 똑같은 조건에서 거래를 하는 소위 자유무역지역으로 만든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일본은 역외지역을 차별하는 무역은 하지않겠으며 아·태지역의 경제협력도 GATT의 원칙에 따라야한다고 생각한다.
○GATT원칙 준수
―개발도상국들은 APEC체제가 미일등 인적자원및 연구개발투자가 충분한 선진국에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데.
▲아·태지역내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존중하면서 APEC활동을 점진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지역은 커다란 발전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일본은 이를 활용할 수있도록 APEC을 통해 인재양성이나 기술이전, 기술협력, 무역촉진조치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의 성공을 위해 APEC의 비공식정상회담은 무엇을 할수 있다고 보는가. UR가 실패했을 경우 자유무역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APEC이 할수있는 일은 무엇인가.
▲UR협상은 막바지 국면을 맞고 있으나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성공할수 있도록 모든 국가들이 힘을 합쳐야한다. 아·태지역의 경제발전은 다각적 무역체제를 기반으로 달성된 것이므로, UR의 성공은 이지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APEC정상회담에서는 UR의 성공을 위해 정치적 의사를 재확인하는 마당이 될것이다. UR협상을 연내에 끝내기 위해 어떠한 형태든 메시지가 나올것으로 본다. APEC은 GATT를 보완,강화하는 역할에 만족하고 GATT의 역할을 대신해서는 안된다. GATT를 APEC으로 대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애틀에서 중국의 강택민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주석과 만나는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 나는 정치개혁등 국내문제로 19일 시애틀로 떠나 21일 돌아올 예정이다.시애틀에선 짧은 시간이지만 미국 호주 싱가포르 중극등 각국 정상과 만나 흉금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생각이다.
중국과의 관계는 이 지역경제활동의 큰 줄기를 이룬다. 앞으로 중국의 개혁 개방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싶다.<도쿄=이병일특파원>도쿄=이병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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