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시아를 다시 본다/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시아를 다시 본다/이재승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3.11.17 00:00
0 0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가 어디로 갈것인가.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APEC 15개국의 각료회의와 지도자회의에서 APEC의 방향과 진로가 한층 선명해 질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그 잠재력으로 21세기의 세계경제구심력이 될것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어 이번 APEC회의는 역내외 국가들로부터 어느때보다 깊은 관심을 끌고있다. APEC의 진로는 세계경제의 주류가 될 아·태지역의 경제적 패권뿐만 아니라 정치·외교적 헤게모니를 누가 잡을것이냐는 이 지역의 힘의 게임과 관련돼 있는만큼 간단히 보아넘길 문제가 아니다. APEC각료회의에 창설멤버로서 참여해왔고 또한 역동적인 회원의 일원으로 활약해오고 있는 우리나라는 우리자신의 이익뿐 아니라 지역의 이익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부단히 찾아야 한다. 그러자면 미·일·중과 닉스(신흥공업국) 및 아시안국가등 같은 회의국들의 뱃속과 장·단점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우선 아·태지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겠다. 역내 국가의 하나인 우리가 아·태지역을 보는 눈보다 미국·EC와 일본등 선진권이 보는 눈이 더 치밀하고 날카롭다는것이다. 특히 이들 선진권경제의 기업들은 예리하다. 미·EC기업들은 뭣보다 중국·인도등 대륙형대국들의 그 엄청난 잠재력을 겨냥하고 있다. 이번 아·태지도자회의의 주제는 「21세기를 향한 아·태의 도전과 기회」. 이들 기업들의 일부는 벌써 이 주제를 행동화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우리나라 발전소설비공사등에도 상당한 실적을 갖고있는 미국의 다국적기업 GE다. 존 웰치2세GE회장은 이 회사의 미래를 중국·인도·멕시코에서 찾기로 했다. GE사는 지난해 외형거래액 5백70억달러에 이윤에서도 3위를 기록했던 모범우량기업이다. 미국재계에서 경영의 귀재로 평가받고 있는 웰치회장은 이 회사의 구심력을 선진세계에서 아시아·남미등으로 이동시키기로 하고 이미 행동에 옮겼다. 그는 2천년이 되면 이들 지역에서의 매출고가 현재의 2배인 2백억달러로 증가, 이 회사 총매출고의 25%이상을 차지할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제3세계에의 전략이 위험성이 있다는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기업가적인 계산을 하고있다. 그는 말한다. 『내전략이 잘못되면 그것은 10억달러, 아마 20억달러의 문제다. 그러나 옳게되면 그것은 이 회사의 21세기전략이 되는것이다』

 미국과 EC의 기업들이 아시아에 착안하는것은 아시아의 압축성장의 잠재력과 그 방대한 인구의 엄청난 소비수요의 잠재성이다. 영국의 권위있는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오늘날 아시아지역에서 연소득 3만달러이상의 가구가 일본을 제외하고 약7, 8백만가구로 추정되고있는데 2천년에는 배가 되며 연소득 1만8천달러에서 3만달러이하사이의 가구는 1천4백만내지 1천5백만가구로 추정되고있는데 2천년에는 7천5백만가구로 증폭될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때가서는 구매력있는 서민계층도 1억5천만가구로 증대할것이라 했다. 이러한 전반적인 소득수준향상으로 샴푸에서부터 텔레비전· 냉장고· 승용차· 주택등 소모품들과 내구소비제에 이르기까지 소비폭발을 예상하고 있는것이다. 우리기업 특히 재벌그룹들에 GE의 웰치회장같은 기업가정신이 아직은 크게 가시화되고있지 않는것같다. 기업은 이렇다치고 정부로서는 정부차원에서 APEC의 진로에 대한 국가전략이 있어야겠다. 미국· 일본· 중국은 물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의 아시안국가들도 국가적·지역적전략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

 우리는 「개방적지역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역내무역자유화와 투자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것인데 문제가 되는 속도와 폭에 대한 입장이 확연하게 선명치 않다. APEC회원국들은 총론합의, 각론이견의 입장이다.

 어떻든 이웃을 철저히 알아야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