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기업 시장경영 대수술선언/고속성장·중앙통제강화 “두토끼잡기” 지속 중국공산당 제14기 중앙위원회 제3차전체회의(14기 3중전회)가 지난 14일 폐막됐다. 여기서는 앞으로 전개될 경제체제개혁의 「행동강령」 구실을 할 「중공중앙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건립에 관한 약간문제의 결정」을 통과시킨것으로 알려졌다.
14기 3중전회에서 「결정」을 통과시킴으로써 지난해 초 등소평의 남순강화로 촉발된 개혁의 재점화가 일단 성공한것으로 평가된다. 89년 천안문사태이후 침체에 빠진 개혁·개방에 새롭게 불을 지핀것이 「남순」이었다면 이번 3중전회의 「결정」은 실천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결정」의 골자 가운데 ▲고속경제성장정책의 추진 ▲여건이 좋은 곳부터 빨리 발전돼야한다는 불균형 경제성장정책의 불가피성 인정 ▲전면적인 개방, 그리고 시장경제체제로의 구조개혁추진등은 「남순정신」을 배경으로 한것이다. 그러나 「행동강령」이 남순정신을 구현한 내용을 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어 일견 모순되는 내용도 들어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중국경제의 과열상과 지방분권화 경향등으로 한때 남순정신의 궤도수정을 요구받기까지 했으며 이런 상황에서 주용기부총리의 「굉관조공」(거시적 조정)까지 나왔다. 이번 「결정」중에 거시적 경제조정 체제로 정부기능을 전환시키기로 한것은 「남순정신」의 구현이라기보다는 14대이후 고삐풀린 경제상황에 대한 개혁진영의 반성에서 이루어진것으로 보는것이 타당할것이다. 실제로 회의 밖으로 흘러나온 이야기들중에는 세제개혁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간의 이해관계 대립이 식지 않았음을 전하고 있다. 개혁진영이 딜레마를 해결하기위해 등소평의 권위를 동원한것은 불가피했다. 고속 경제성장정책과 중앙통제기능의 강화라는 상호모순을 결합시킨 이번의 「결정」이 탄생되는데 등소평의 권위가 절대적이었을것으로 추측하는 이유는 대회개막 직전 등소평문선의 출간과 뒤이은 대대적 선전활동, 그리고 등소평이론으로 무장할것을 강조한 「결정」의 내용때문이다.
이번 「결정」에서 유의할 대목은 국유기업의 개혁문제이다. 국유기업의 개혁문제는 이번 「결정」에서 경제체제개혁이 두번째 우선순위에 올라갈 정도로 큰 비중이 주어졌다.
78년 11기 3중전회가 「농촌 발전을 가속화하기위한 약간문제의 결정」을 통해 모택동시절의 인민공사제 철폐를 선언했다고 한다면 이번 14기 3중전회는 중국경제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개혁의 무풍지대속에서 경제성장의 뒷전에 맴돌던 국유기업의 「시장경제적」 경영개혁을 선언한것으로 보아도 과언이 아닐것이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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