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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상 첫 “민선협회장 시대”/은행련 경선끝 이상철씨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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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상 첫 “민선협회장 시대”/은행련 경선끝 이상철씨 선출

입력
1993.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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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장 35명 2차투표까지… “1표차 격전”/생보협 등 3자리도 업계출신 자율선임 국내 금융사상 첫 민선협회장 시대가 열렸다. 은행연합회는 15일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및 지방은행의 은행장 35명이 참가한 가운데 회원총회를 열어 2시간20분에 걸친 산고끝에 이상철전국민은행장(57)을 신임회장으로 선출, 문민정부가 표방한 금융자율이 현실속에 실제 접목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아울러 지난달 30일 회장(또는 이사장)들이 한꺼번에 사표를 제출, 공석중인 7개 금융협회 가운데 4자리에 해당업계 출신인사들이 대거 등장함에 따라 정부가 밝혔던 협회장의 업계자율선임 원칙이 실제 선출과정에서도 커다란 하자없이 관철됐다는 평가를 일단 내릴 수 있게 됐다. 정부의 거듭된 공식언급에도 불구하고 정치성을 띤 논공행상식의 비전문가 영입등 정부간섭이 과거정권에서 보았듯이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이뤄지는게 아니냐는 우려는 실제 우려로 끝나고 말았다.

 특히 이날 은행연합회의 새회장 선출과정은 난상토론과 정회등 장시간의 진통끝에 결국 경선을 통해 이전국민은행장을 신임회장으로 뽑아 문민자율의 대표적 전형이라고 할만했다.

 이전행장이 선출된것은 다소 예상밖의 결과로 말단행원으로 시작, 은행장에 오른 정통 은행원인데다 다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경선과정에서는 치열한 경합이 이루어져 시중 지방 특수등 3개 회원 은행그룹이 각기 내세운 세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1차투표가 실시됐다. 그러나 선임에 필요한 과반수(18표)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아 이전행장과 안승철전기업은행장등 다득표자 2명에 대한 2차 투표에서 이전행장이 최종당선됐다. 1차투표에서는 의외로 시중은행들이 밀었던 이석주후보가 3위에 그쳐 탈락했다. 검표는 3명의 행장이 맡아 검표신뢰성만 확실히 해놓고 득표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2차투표는 18대17로 1표차이인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 창립이래 회장을 경선으로 선출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은행원 출신이 회장으로 뽑힌것도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날 하오4시5분에 개회된 은행연합회 총회는 처음부터 난항을 겪었다. 사전조율이 되리라던 당초예상과 달리 후보를 둘러싼 은행장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일단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후보부터 뽑자는데 합의하고 개회 30분만에 정회됐다. 1시간여의 협의결과, 3개 그룹이 각기 세후보를 내세우기로 했다. 경선을 해본적이 없어 후보추천위원회를 둬도 되는건지의 여부조차 명시적 규정이 없었다. 문민자율 시대를 실감나게 하는 회의 과정이었다.

 7개 금융협회중에서는 생보협회가 지나11일 제일 먼저 총회에서 이강환전교보부회장(57·여천탱크터미날회장)을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손보협회는 이날 이석롱태평양생명사장(61)을 회장으로 뽑았다. 16일엔 또 투금협회가 홍의식신한투금회장을 협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로써 규정상 협회자율로 회장을 선임하도록 돼있는 금융협회들은 모두 업계출신인사들을 자신들의 대표로 내세우게 되는 셈이다.

 이밖에 화보협회이사장과 신용금고연합회장 신용관리기금이사장등 세 자리는 규정상으로도 재무부장관이 임명하거나 선임을 승인하도록 돼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협회장들은 해당업계나 주변에서 대체로 업무처리와 인간관계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왔던 인물들이다. 이생보협회장은 대법원에서 근무하다가 66년 교보에 입사, 줄곧 보험업계에서 일해왔다. 이손보협회장은 삼성생명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보험맨이다. 홍투금협회장내정자는 감사원에서 근무하다가 86년 신한투금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매사에 곧은 성품으로 평판이 나있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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