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학과목을 이수할때 「강의듣는다」는 말을 쓴다. 이·공계학과의 몇몇 실험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우리대학의 교수방식은 교수가 일방적으로 이론만을 강의한다. 학생들은 듣고 받아 적으면 된다. 그 타성의 힘은 대단히 강해 다른 수업방식이 들어갈 여지가 없다. 정범모한림대총장의 날카로운 비판이다. ◆대학교육의 개혁에 남다른 집념을 보이고 있는 정총장은 대학의 강의가 실용적이 되려면 가르치는것 부터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이며 실행적인 경험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업방법·강의운영방식에 현실감각을 도입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론만 강의해서는 안되고 실험·실습·연습·현장방문·토론이 함께 이뤄지는 교수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것이다. ◆심리학적 관찰결과로는 「듣는것」은 20%를 기억한다. 「듣고―본것」은 50%를, 「듣고―보고―해본것」은 80%를 기억한다고 한다. 이 결과가 대략 맞는다면 강의위주의 대학교육은 말할것도 없고 우리의 초·중등교육이 얼마나 「죽은 교육」인가를 알 수 있다. 미국 대학들을 가보면 실험·실습이 주가 아닌 사회과학계통학과강의에서도 교수의 일방적인 강의식수업은 별로 없다. ◆주제를 정해 독서나 조사 또는 연구하게 한 후 소그룹으로 나눠 발표하고 토론케하는 수업방식을 흔히 쓴다. 그래서 미국대학에서 공부하면 글 잘 쓰고 발표 잘 하고 실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런식 수업방법속에서는 노트 몇권 들고 캠퍼스나 드나드는 식의 대학생활이 통할 수가 없다. ◆서울대가 내년 1학기부터 인문대·법대·자연대의 1학년 교양교육강좌부터 자유토론식 수업방식을 도입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교양과목중 9개정도를 골라 과목별로 책10권을 지정, 토론과 리포트제출등으로 강의를 진행케한다는것이다. 산 교수방법이 되자면 강의식보다 훨씬 어렵다. 잘못하면 그나마 강의식만도 못할 수도 있다. 방법의 개발과 학생들의 참여유도에 각별해야 한다. 빠른 정착과 확산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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