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냉전시대 맞는 사회구조 창출이 목표/인치규정 잘못… 표적사정 있을수 없는일” 「대통령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박관용청와대비서실장이 취임이후 처음으로 11일 공개된 자리에서 입을 열었다. 강연장은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민자당소속의원 및 원외지구당위원장부인 세미나. 그는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혹시나 각하의 뜻으로 직결될것을 우려해』 외부 강연을 일절 사절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그의 이런 「우려」때문에 이날 강연은 정치권의 큰 관심을 모았다.
박실장은 50여분간의 연설에서 현정부 개혁의 정의, 내용, 외부로부터 제기되는 문제점등에 대해 상세히 언급했다.
박실장은 먼저 현정부의 개혁을『과거 냉전체제하의 정치·경제·사회구조를 탈냉전시대에 맞게 바꾸자는것』이라고 정의했다. 즉,정치면에서는 권위주의시대의 폐습이,경제면에서는 관변주도형 경제체제가, 사회면에서는 각종 갈등과 대립이 개혁대상임을 지적했다.
개혁 추진과정에서의「아픔」에 대해서는『나도 인간이라 서글프고 죄송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나 환부를 도려내야 새살이 돋을 수 있다. 아픔을 견디는게 개혁이다』며 이해를 당부했다.
그가 생각하는 개혁의「끝」은 현대통령의 임기만료일이었다. 『진저리가 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개혁은 국민이 공감하는 가치관이 형성되고 부정부패가 없어질 때까지 앞으로 5년내내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것이다.
박실장은 끝으로 현정부의 개혁과 관련한 갖가지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첫째가「인치」논쟁. 『대통령의 신호탄이 개혁의 출발점이 되고 리더십에 의해 개혁이 추진되고있는 상황을 인치로 본다면 오해이며 잘못된 시각이다』는 답이었다. 다음은「표적사정」문제. 이 부분에서 목소리의 톤이 매우 높아졌다.
『이는 악의에 찬것이다. 개혁의 대상은 특정사람이나 지역이 아니며 잘못된 제도와 관행이다. 이 과정서 몇몇 대표적인 인물이 희생당하고 처벌받을 뿐이다. 실제로 처벌된 사람의 숫자는 그리 많지도 않다.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가 주위에서 크게 들리다 보니 아픔도 크다고 느껴질 뿐이다. YS가 이제 대통령이 됐는데 특정인을 표적수사할 필요가 있겠느냐. 양심을 걸고 특정인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음을 얘기한다』
대통령주변에 사상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색깔론」도 거론됐다. 『내가 관장하고 있는 비서진들은 모두 건전한 국가관을 가진 사람들임을 자신있게 말한다』고 그는 밝혔다.
개혁때문에 경제가 제대로 되지않는다는 지적을 그가 수긍할리 만무였다.
『뒷돈과「플러스 알파」때문에 장부를 만들 수도 없는 상황을 그대로 가지고 가잔 말인가. 심리적인 면에는 모르나 개혁이 실질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친 일은 없다』
박실장은 지식인사회에 대해서도 할말이 많은 듯했다. 그는『과거 정부하에서는 지식인사회의 정부비판이 용기였지만 지금은 문민정부인 만큼 지식인들도「내정부」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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