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경협 민간 구심체역 기대/일 자본·기술 주변국 이전 촉구 19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담을 앞두고 APEC회원국의 민간경제전문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아태경제협력 국제학술회의」가 11일 서울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개막됐다.
이틀간 일정으로 개막된 이 회의에는 APEC회원 10개국의 경제전문가 33명이 참석, 각국의 상황과 입장을 밝히고 APEC의 향후 발전전망을 논의하는 한편 민간연구기관 차원에서의 구체적인 경제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는 APEC정상회담과 더불어 17일로 예정된 미의회의 NAFTA(북미자유무역지대)인준과 다음달 15일의 우루과이라운드 최종시한을 앞두고 APEC이 아태지역의 새로운 경제구심체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개최된 「민간부문의 APEC회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있다.
이 회의를 주관한 연세대동서문제연구원 정구현원장은 『우루과이라운드의 시한내 타결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APEC이 아태지역의 「작은 GATT」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민간차원의 협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학술회의를 계기로 민간연구소간의 교류확대를 통해 아태경제협력의 민간구심체를 형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에는 마르쿠스 놀란드미국대통령경제자문위원회 수석연구원, 유지로 에쿠치 일본 태평양 연구센터 소장, 가잘리 빈 아탄말레이시아전략및 국제연구소장, 빅터 리믈리간 필리핀 아시아 경영연구원장등과 한국측에서 차동세산업연구원장, 사공일세계경제연구원장, 민상기서울대교수, 홍원탁서울대교수, 양수길한국개발연구원 선임연구위원등이 참석했다.
첫날 주제발표 내용을 간략하게 간추린다.
◇히로히사 코하마 일본 시즈오카대 교수=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등 동아시아지역의 개도국들은 급격한 구조조정기에 들어서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사회간접자본의 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있다. 외국기업들의 직접투자와 일본의 ODA(공적개발원조)와 같은 차관공여는 이들 국가에서의 원활한 구조조정과 경제활력을 유지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것이다.
◇콘스탄틴 프로로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기계공학 연구소장=러시아는 여전히 세계 최고수준의 기초과학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들이 경제협력을 통해 서유럽 미국 캐나다 일본등의 자본 및 기술과 결합되면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것이다. 러시아는 ▲군수시설들의 민수화를 통한 산업구조재조정과 ▲외국과의 첨단기술 공동이용을 통한 내수 및 수출상품 생산확대라는 2가지 목표를 시급히 달성해야 할 과제로 삼고있다.
◇빅터 리믈리간필리핀아시아경영연구소장=아태경제협력의 관건은 아시아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기술이전에 달려있다. 기술이전이 수용국가의 문화주체성이나 정치체제를 위협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인식은 사라진지 오래다. 일괄수주 하도급 대리점계약형태등 일방적인 기술이전은 점차 사라지고 최근의 기술이전은 상호보완적인 형태로 이뤄지고있다.
◇민상기서울대교수=APEC정상회담은 자유무역과 직접투자촉진방안에 초점이 맞춰질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자유무역은 각국의 금융정책개혁과 연계될 때만이 가능할것이다. 현재 APEC내 개도국들은 금리자유화요구를 선진국의 일방적인 요구로 여기고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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