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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존중되는 사회(1000자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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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존중되는 사회(1000자춘추)

입력
199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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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수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되고 그때마다 우리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그 상황을 극복하고 복잡하게 얽힌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다. 이때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표현중에 『법대로 하자』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아마도 자신이 당한 불이익에 대한 최후의 항변으로서 억울함을 표현하는 외마디가 될것이다. 

 무릇 법이라 하는것은 강제성을 띤 가장 기초적인 규범으로서 그 사회가 올바르고 평화롭게 유지되기 위한 최소한의 정의이자 약속이라 할수 있다.

 한달전 발생한 서해 훼리호 침몰사고는 결국 사람들이 최소한의 약속인 법을 무시함으로써 야기된 참사로 가슴을 에는 아픔과 함께, 우리 모두에게 많은 문제가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을 통해 인간이 추구해야 할 도의 원리를 깨닫고 그에 따라 법이라는 글자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것』이라고 한 노자의 말을 새삼 음미하게 한다.

 높은 파도의 기상조건에도 불구하고 정원의 두배에 가까운 인원을 승선시키면서 출항을 강행했던 안전에 대한 무감각과 출항을 강요했을 「압력」, 출항신고조차 하지 않은 규칙위반이 그토록 많은 생명을 희생시켰고 유가족은 물론, 국민 모두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것이다.

 근래에 와서 온 국민들을 놀라게 한 대형 사고들의 원인을 보면 한결같이 사소한 실수나 『괜찮겠지』라는 무사안일에서 출발했음을 알 수 있다.

 적당주의와 이기주의, 위법, 불법, 탈법에 대한 불감증이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한 우리는 영원히 「법치국가」에서 살 자격이 없는지도 모를 일이다.

 법이라는 이름의 작은 약속 사소한 규칙이라도 철저히 지키고 나보다는 사회질서가 제1의 가치로 통용될 때 그리하여 법이 존중되는 사회풍조가 꽃필 때 우리는 법치국가에서 당당한 시민으로 살수 있을 것이다.<이윤식·한국수자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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