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입법 치중… 보안법도 절충/야/통합선거법 등 회기내에 처리/여 공전중인 국회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여야절충이 빠른 결실을 거둘것같다. 여야총무는 전날 두차례의 회담에 이어 9일에도 비공식접촉을 갖고 절충을 계속했다.
여야는 외형상으로는 여전히 입장이 맞서 팽팽한 평행선을 그었다. 그러나 연일 계속된 협상을 통해 상호이견을 좁힌데다 조기정상화에 대한 여론의 압력도 만만치않아 10일 상오의 공식총무회담을 계기로 정상화의 실마리가 풀릴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8일의 심야최고위원회의를 기점으로 무조건 정상화라고도 볼수 있는 방향으로 당론을 모아가고 있다.
당지도부는 협상의 최대걸림돌로 부상됐던 김대중씨 납치사건 진상규명등 과거청산 주장을 유보해 협상의 물꼬를 텄다. 대신 12·12사태등 3대 의혹사건의 마무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그방법과 절차에 대해서는 충분한 여지를 남겨 놓았다. 사실상 과거청산문제 전체를 더이상 조건으로 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것이다.
이같은 당지도부의 결단은 개혁입법과 과거청산 요구중 과거청산문제, 그것도 DJ관련 문제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큼 집중부각되고 여당이 이를 은근히 문제 삼으며 쟁점을 흐려온 저간의 흐름을 차단하겠다는 데서 우선비롯됐다. 당지도부는 이와함께 개혁입법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즉 안기부법개정과 통신비밀보호법제정에 대해서는 「회기내 처리보장」을 요구하면서도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다음 회기중 처리를 목표로 계속 논의한다」는 수준을 내부입장으로 정했다. 일부에서는 법안내용에 대한 주장도 있었으나 추후의 문제로 넘겼다. 또 「회기내 처리보장」을 전제로한 예산심의 연계문제도 한때 여당측이 우려한 「12월 2일내 처리」라는 시한부 조건이 아니라 일단 의지를 담보받고자 했다는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민주당의 이같은 입장은 최소한의 명분만이라도 얻자는 전략상의 후퇴이다. 결과적으로 아무런 실질소득없이 국회정상화 방침을 정하는데 이토록 오랫동안 고심을 거듭한것은 당내의 복잡한 의사결정과정이 갖는 한계에서 비롯됐다. 이기택대표를 비롯한 주류측 지도부는 비주류나 개혁그룹의 반발을 무마시키기 위해 시간을 갖고 최대한 애쓰는 모습을 보이고자했다. 이는 새로운 당의 현실노선을 따르는것이 마치 이대표의 독주를 추인하는것으로 여겨지는 당내의 묘한 분위기 때문이다.
이는 당지도부가 강경일변도로 가게 마련인 의원들을 끌고 가지 못한채 책임을 의총에 미루는것과 함께 집단지도체제 본래의 취약성에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 10일 총무회담 직후로 예정된 의총이 여야절충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는가도 지도부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봐야한다.
○…민자당은 민주당이 국회정상화의 전제조건에서 핵심사안인 김대중씨납치사건진상조사와 관련한요구를 철회하자 정상화를 낙관하는 분위기이다. 민자당은 과거청산문제가 풀린 상황에서 남아있는 난제는 「개혁입법과 예산연계」부분으로 판단하고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노선전환을 한 마당에 예산연계를 강하게 고수하지는 않을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민주당이 국가보안법을 내년 임시국회로 넘길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민자당측은『정상화의 걸림돌은 없어졌으며 민주당의 모양새만 세워주면된다』고 자신하고있다.
핵심고리로 부각된 개혁입법에 대해 민자당은 『민주당보다 우리가 개혁입법의 처리에 더 급한 처지』라고 강조하고있다. 즉 안기부법 통신비밀보호법 통합선거법 정치자금법 정당법등의 회기내처리는 불변의 원칙이라는 입장이다. 김영구총무는 『개혁입법에 관해서만큼은 여야가 없다』며 『다만 민주당의 주장처럼 12월2일까지 처리하자고 시한을 정하면 졸속의 우려가 있을수있다』고 지적하는 정도이다.
민자당은 내부적으로 안기부법과 통신비밀보호법의 내용에서 일정부분 야당의 주장을 수용할 태세도 갖춘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식·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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