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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교수 고려대/김용제교수 미알콘주립대/LA서 한민족통일문제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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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재교수 고려대/김용제교수 미알콘주립대/LA서 한민족통일문제포럼

입력
199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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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유화적 개선 필요”/“경제제재 조치는 북 정권 자극”/“교류협력 통일한국 필수과정” 한국일보 미주본사는 평화문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지난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레디슨 월서플라자호텔에서 「93 미주지역 한민족통일문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 이호재고려대교수와 김롱제미국 알콘주립대교수는 각각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강경·온건론과 국제적 협력」「남북한간 신뢰구축과 교류협력 활성화방안」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했다. 이교수는 온건적 기조를 바탕으로 한 남북관계 개선의 접근 필요성을,김교수는 체제붕괴 위협 해소 및 신뢰구축을 통한 남북한 교착상태 타개를 각각 강조했다.다음은 두교수의 발표 요지.

◇이교수= 문민정부가 국내외에서 얻고 있는 높은 지지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5공과 6공때보다도 후퇴했다는 평가가 있다. 과거 독재체제의 근본원인이 남북한간의 극단적 경쟁과 군사대결에 있었던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민주정치의 발전과 남북관계 개선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김영삼정부는 『핵무기를 가진 자와는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다』는 더욱 강경한 입장 고수로 북한과의 대치상태가 완화되기 보다는 악화돼가고 있다. 이같은 대치상태의 일차적 책임은 분명히 핵개발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려는 김일성정권에 있다.

 북한핵문제와 관련된 강경론은 「군사적 북한핵 포기론」이고 온건론은 「평화적 핵포기론」이다. 온건론(당근론)은 국제사회가 북한정권의 존속에 대한 보장책과 적절한 보상을 주지않는 한 북한은 어떠한 국제적 압력에도 맞서고 핵개발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강경론(채찍론)은 영변폭격설, 경제협력 거부, 유엔 안보리를 통한 국제적 제재, 북한정권의 붕괴설,흡수통일론등이 유기적으로 연관된 주장이다.

 온건론자들은 경제제재조치는 오히려 북한정권을 경직케 하여 핵개발 포기라는 방향보다는 역방향으로 몰아 갈 것으로 전망한다. 무력충돌이 일어날 경우 별로 잃을 것이 없는 북한에 비해 남한은 경제시설의 파괴로 북한과 같은 폐허로 후퇴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무엇보다도 경계한다. 

 온건론은 북한의 긍정적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이 없기 때문에 강경론의 비판에 아직은 적극적으로 대응할 입장에 있지 않다. 그러나 그동안 추구한 강경책은 현재 막다른 골목에 부딪쳐 있고 한국은 유화책이외의 다른 선택을 별로 가지고 있지 못한 것같다.

 강경론자들의 근거는 북한의 군사력 우세론과 무력혁명론이다. 남북한간에는 군사력의 포화상태를 이미 넘어서 있기 때문에 핵무기가 추가돼도 남북군사균형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또 한반도의 좁은 지정학적 조건으로 인해 핵사용의 피해가 북한에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동반자살을 목적하지 않는한 핵무기는 쓸모 없는 무기라는 점을 깨우친다면 냉정한 시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온건파의 주장과 판단에 따른 국제적 공조방안을 개발하고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실질적 협력이 실현될 시점에 이르렀다. 이를위해 ▲북한 정권의 존속을 보장할 수 있는 공조적 노력 ▲북한과 함께 연변·미주·일본을 포함하는 한민족공동사회를 건설한다는 비전제시 ▲미·일과의 수교에 대한 국제법적 승인 ▲동북아 혹은 태평양지역에서의 경제및 안보협의체 결성에 북한 참가 ▲경수로지원등 경제협력 ▲북·러간의 관계개선을 지원, 외교적지렛대를 늘리는 방안등을 제안하고 싶다.

◇김교수= 남북관계의 교착상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북한으로부터의 핵위협, 남한으로부터의 흡수통일위협등 양쪽에서 모두 제기되고 있는 체제붕괴위협이 해소되고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 교류협력은 통일한국을 형성하는 필수적 과정이며 수단이다. 남북간에는 92년9월18일 부속합의서에서 경제교류협력분과위의 설치운영을 합의,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상태다. 그러나 교류협력이 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양쪽 당국의 실천의지가 서로 맞지 않고 또 기본합의서를 보는 방법론의 차이때문이다. 

 동서독이 72년 기본조약을 체결한 이후 20여년간 교류·협력관계를 축적한 이후에 통일이 된 점을 감안한다면 우선2년간은 문제의 공통분모를 찾고 실현 가능한 교류방안들을 모색하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오는 94년과 95년사이 물자교류와 두만강지역개발등 합작투자와 이산가족 재결합을 패키지로 묶어 먼저 해결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바람직할 것이다.

 그 다음 단계에는 대외경제공동진출, 출판·보도의 교류,장기적으로 철도·도로·통신시설의 설치·연결과 TV프로그램의 교환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남북한은 선교류 후신뢰구축의 방식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91년 한국측이 일방적으로 선언한 한반도 비핵화선언은 수정검토돼야 하며 남북간에 민족적차원의 핵정책협력으로 2천년대 핵연료 수출국으로 부상해야 할 것이다. 남북 기본합의서도 국민대표기구에 의한 비준·동의로 그 권위를 높이고 수정·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일정한 교류의 경험이 축적된 뒤에는 반드시 본격적인 재래식 무기의 군축작업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정리=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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