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백도 무난” 전망속 양극화 심화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1백조원 시대에 진입했다. 종합주가지수도 올들어 가장 높은 연중최고치를 기록하는등 「활황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따라 『종합주가지수가 8백까지 갈것 같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주식시장은 대형우량제조주와 각종 「테마주」의 강세에 힘입어 종합주가지수가 7백80으로 마감, 하루전보다 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종전의 연중최고치인 지난6월9일의 7백77.25를 5개월만에 경신한것이며 또 최근 3년중 가장 높은 지수다.
주가상승에 힘입어 상장주식의 시가총액도 1백조원을 넘었다. 시가총액은 6백93개 회사가 상장한 1천10여개 종목의 모든 주가를 합산한것으로 전체 주식시장의 크기를 뜻한다. 이같은 액수는 지난해 국민총생산(GNP·2백28조원)의 45%수준이며 총통화(1백8조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그러나 국제적인 수준으로 볼때 국내 주식시장은 아직 「중진국」상태라고 할 수 있다. 시가총액규모로는 세계 18위 정도이며 특히 GNP대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 증시가 제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최대규모인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9월말 현재 4조2천여억달러로 GNP의 71.2%에 달한다. 동경증권거래소도 시가총액이 3조4천여억달러로 GNP의 92.8%, 3위와 4위인 오사카증권거래소와 런던증권거래소의 시가총액은 각각 GNP의 76.9%와 1백27.8%에 이른다. 이처럼 선진국의 시가총액의 GNP비중이 높은것은 우리나라 경제가 은행등 간접금융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것과는 달리 증시가 금융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증시 시가총액은 지난76년 1조원을 넘은 뒤 10년후인 86년에 10조원을 돌파했었다. 이후 저유가 저환율 저금리등 소위 「3저호황」과 정부의 기업공개 확대정책등으로 주가가 오르고 상장종목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89년말에는 95조원으로 늘어났었다. 그러나 90년대부터 우리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지난해 8월에는 60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기도 했다.
최근 주식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종합주가지수의 「일보후퇴 이보전진」양상…. 급격하게 오르지 않고 적당한 「조정」을 겪어가면서 지속적인 오름세를 타고 있다. 급격하게 오르다 급격하게 떨어지는 종전의 종합주가지수 추이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실명제이후 그동안 장세를 휘잡아오던 「큰손」의 힘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단기투기성자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이현상은 고가주는 더 오르고 저가주는 더 내리는 「양극화」 또는 「주가재편」현상이다. 실명제와 금리자유화로 루머와 감에 의존하던 투자방식이 퇴조하고 재무제표등에 근거한 과학적인 투자기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실명제등 새정부 출범이후 주식시장을 눌러왔던 정책의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완화된데다 최근들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못한 외국인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선것도 주가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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