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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시급하다”/과잉통화 단계 환수/김명호 한은총재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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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안정 시급하다”/과잉통화 단계 환수/김명호 한은총재 밝혀

입력
1993.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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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통화관리」로 전환/실명제 충격 탈출 등 자신감 반영된듯/“구조 조정기 끝무렵” 거시지표도 호전 한국은행은 8일 예상보다 늦은 경기회복과 물가불안으로 물가고속의 불황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경제는 무엇보다 먼저 물가를 안정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따라서 물가불안심리를 가중시키고 있는 과잉통화를 단계적으로 환수하는 방향으로 앞으로 통화관리를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명호한은총재는 이날 전 임원 부서장 지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확대연석회의에서 『최근 우리경제는 세계경제의 회복지연과 냉해로 인한 농산물의 감산, 실명제 실시의 영향등으로 성장은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반면 물가는 연말 억제선을 이미 웃도는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고 『앞으로 통화금융정책은 물가안정기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데 최대의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최근 시장실세금리가 안정되는등 금융시장이 실명제 충격에서 거의 벗어난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실명제 이후 확대공급된 통화가 물가불안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통화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특히 내년에는 원자재 수입가격의 상승, 공공요금의 인상등 공급측면에서의 물가불안요인이 적지 않으므로 통화 및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을 최소화하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최근의 경제동향과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도 물가안정을 강조하면서 물가불안이 재연될 경우 그동안 구조조정기에 내실위주의 경영혁신을 도모해 온 기업들이 또다시 외형위주의 부실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복귀할 우려가 있고 근로자들로 하여금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토록 설득하는것도 어렵게 만들것이라고 경고했다.

 91년 이후 2년여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기의 끝무렵인 요즘에 다시 물가가 들썩인다면 그동안 정부 기업 근로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며 해 온 변신의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신정부 출범이후 신경제 1백일계획, 금융실명제등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신축적인 통화관리를 강조해온 한은이 「안정적 통화관리」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은 실물이나 금융분야에서 안정정책을 펴도 될만한 여건이 조성되어가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

 한은은 성장 물가등 우리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것은 사실이지만 3분기(7∼9월)이후 주요 거시지표들이 미약하나마 호전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소비의 대표적 지표인 도소매판매와 내수용소비재출하가 3분기에 크게 늘고 있으며 특히 9월중 내수용소비재출하는 자동차등 내구재의 급증으로 92년6월이후 가장 높은 12.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제조업 생산이 두자릿수로 증가하고 설비투자도 올들어 처음으로 그동안의 감소세에서 증가로 반전한것으로 추정되는등 상반기때와는 달리 하반기들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섣부른 경기부양책을 썼다가는 물가도 못잡고 성장도 회복되지 않아 저성장속의 고물가라는 스태그플레이션현상이 나타날것으로 우려되므로 감속성장을 감수하고 물가안정에 주력해야한다는게 한은의 입장이다.【이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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