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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안보 등 「미래 설계도」 관심/한·일 정상 내일 경주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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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안보 등 「미래 설계도」 관심/한·일 정상 내일 경주회담

입력
199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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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협의체 구체화/러 핵투기·북핵대응서 동반관계 윤곽 김영삼대통령과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일본총리간에 오는 6일로 예정된 한일정상회담은「미래지향의 동반자」관계를 모색해나가는데 일차적인 의미를 갖고있다. 이같은 미래지향은「과거사의 청산」을 그 당연한 전제로 하고 있지만 현재의 한일관계 현안은 한일정상간의 만남이 과거보다 미래를 더 지향할 수밖에 없음을 지목해 주고있다.

 이와관련,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수레의 두 바퀴는 조금만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이후로는 자체의 관성으로 가속도가 붙게된다』면서『이번의 만남이 한일상호의 미래적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굴러가게하는 계기가 돼야한다』고 상징적으로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과거사 등으로 인해 지난 1년간은 수레바퀴가 멈춰섰다고 할수있을 만큼 정체된 시기』라며『이번에는 최소한 그 바퀴를 굴려나갈 수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만남이 될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한일간의 미래지향 문제는 국내적으로는 양국 국민간의「정서」문제가 과거사청산의 차원에서 근원적으로 해결돼야 할것이다. 반면 국제적 차원에서는 「동북아소블록」내의 양국협조를 절대적 전제로 하고있다. 때문에 클린턴미대통령이 지난 7월 동경 선진서방7개국(G7)정상회담에서 밝힌 이른바「신태평양 공동체」구상 제창과 맞물린 동북아지역 다자간안보협력체구성문제는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주된 의제로 부상될것이다. 또 한일간의 미래를 위한 공동보조는 북서태평양연변 국가들의「삶의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는 필연성에서 러시아의 동해핵폐기물투기에 대한 공동대응이 시급한 현안일 수밖에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간의 미래를 위한 외교적 노력은 지난 수년동안 정체된 채 거의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했던것이 현실이었다.

 현재의 동북아 안보상황은 애스핀미국방장관이 언급한대로『냉전이후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이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줄 북한의 핵상황은 허버드미국무부부차관보의 지적처럼『지극히 실망스러운 상태』인것이다.

 따라서 올해 초부터 대두되기 시작한 동북아다자간안보협의체구성문제가 비록 북한을 그 대상으로 했던것은 아니지만 결국 북한핵문제를 해결할수있는「국제적압력체」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북한까지「평화의 담보자」로 묶어놓는 구도가 될수있을것으로 보고있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 남북화해와 일북수교 이후의 상황까지를 전제로 한 진정한 미래의 동반관계유지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하는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있는것이다. 김대통령이 지난 5월 태평양경제협의회(PBEC)에서『동북아 지역에서 경제와 정치를 초월하는 다자간협의체구성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던 점과 호소카와총리가 취임직후 아시아권의 중요성을 역설한 부분은 이같은 대목에서 일맥상통하고있으며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미래를 지향하기위한 동북아시아에서의 양국협조방안」은 어느정도 이미 구체화 되어있다는것이 정부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구체화될 한일간의 동반관계는 러시아의 동해핵폐기물투기에 관한 대응방안에서 그 가늠자가 확인될 전망이다. 외무부 당국자도 이와관련, 『미래지향은 현안들에 대한 대응방안을 함께 협의해나가는 과정에서 그 방향이 잡혀나가는것』이라면서『러시아의 핵폐기물투기에 대한 한일간의 보조문제가 가장 구체적인 가늠자가 될수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문제는 최근 원자폭탄실험을 감행한 중국에 대한 공동대응과도 맞물려있어 핵문제에 관한한「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한·일」이라는 장기적인 구도와도 직결돼있는것이다. 따라서 이번 김대통령과 호소카와 총리의 정상회담에선 동해인근, 나아가서 북서태평양주변해역에대한「핵투명성」을 궁극적으로 지켜내기위한 선언적합의가 이뤄질수있을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물론 북한핵문제에대한 공동대응은「미래를 위한 합의」이전에 현안차원에서 다뤄질것으로 보인다.

 한일정상은 이를위해 현재 체결돼있는 한일환경협정과 최근 발효된 한중환경협정, 한·일·러간에 진행중인 핵폐기물투기 오염실태공동조사논의등을 한데 엮어내는 문제에대한 원칙적인 공감대를 이번 회담에서 확인하게 될것이다.

 한일관계가「과거사」를 딛고「미래지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단서는 이밖에도 수없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그만큼 양국의 과거에서 비롯된 현안들이 적잖이 미해결의 과제로 남아있기 때문일것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이번 회담의 의미는 김대통령과 호소카와총리가 갖고있는 개인적인 철학의 문제가 크게 좌우할것이다』면서『미래지향은 그 의지의 확인에서 이미 반이상이 진전될것』이라고 밝혔다. 【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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