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이승환·한동준·김종찬곡 강세 발라드곡이 인기다. 지난해 상반기 신승훈의「보이지 않는 사랑」을 끝으로 랩 댄스의 거센 바람에 한동안 밀려났던 발라드곡들이 가을에 접어들면서 다시 인기를 모으기 시작, 가요계를 주도하고있다.
발라드의 이러한 인기 만회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1년동안 가요계를 석권했던 랩 댄스가 퇴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랩 댄스 음악의 단조로움에 사람들이 점차 싫증을 낸데다 가수들의 짧은 생명력, 방송을 비롯한 기성 세대들의 비판등이 맞물리면서 랩 댄스 음악은 급격한 부상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사그라져 들어가고 있다. 또 한가지 무시못할 이유는 가을과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 날씨나 분위기를 유난히 중시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 때문에 전통적으로 하반기에는 발라드가 강세를 보여왔다.
하나의 새로운 흐름이 기존의것을 뒤집을 때는 으레 그렇듯이 이러한 발라드 붐의 조짐은 늦봄부터 나타났다. 발라드의 황태자라 할만한 신승훈이 「널 사랑하니까」로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이 노래는 방송보다는 라이브를 통해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지난해 「난 알아요」때와는 달리 서태지의 「하여가」가 나온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찬바람이 불면서부터는 다시 찾는 사람이 늘고있을 정도다. 뒤이어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한동준이 감미로운 발라드 「너를 사랑해」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발라드만이 가진 호소력과 감성을 사람들 사이에 심어 주었다.
이러한 흐름을 가을들어 더욱 확산시키고 있는 노래는 김종찬의 「산다는것은」과 이승환의 「내게」. 두곡 모두 부드럽고 느린 멜로디에 서정적인 노랫말을 지닌 발라드곡으로 급속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김종찬이 오랜만에 발표한 「산다는것은」은 발라드의 전형을 보여주는 노래로 김종찬 특유의 부드럽고 느릿한 목소리가 누구에게나 정겹게 들린만한 곡이다. 「어디로 가야하나 멀기만 한 세월/ 단 하루를 살아도 마음 편하고 싶어/ …내 어깨 위에 짊어진 삶이 너무 무거워 지쳤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 때/ …산다는것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한거지」처럼 성인들로부터도 전폭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노랫말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SBS 드라마 「산다는 것은」의 삽입곡으로 드라마가 끝난뒤 오히려 더 주가를 높이고 있다.
이에 반해 이승환의 「내게」는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할만한 신세대 감각의 발라드다.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자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노랫말에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은 곡인데 발라드에 일가견이 있는 이승환의 재능을 여실히 느낄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발라드는 다른 어떤 장르보다 폭넓고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하는 노래로 알려져있다. 또 슬픈 음악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가장 잘 맞는 분위기라고도 한다. 때문에 가요계에서는 이러한 발라드의 인기가 겨울을 지나 새해까지도 지속될것으로 점치고 있다.【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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