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의 문제점◁ 한국ABC협회(회장 서정우연세대교수)의 문제점에 대한 논란은 크게 보아 정치적인 측면과 기능적인 측면에서 비롯된다.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처음 제기된 문제점은 주로 정치적인 측면에 관한 것이다.언론사 내부적으로는 이와 함께 기능적인 측면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가지 측면의 문제점은 근본적으로 다른 비중을 지니고있다. 기능적인 문제점이 다소 절차에 관한 시비라면 정치적인 문제점은 본질에 관한 것이라 할수 있다.특히 우리나라처럼 언론이 우여곡절을 겪어온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정치권 그중에서도 야당이 ABC협회의 그같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 출발한다.
공보처도 주장하고 있듯이 현재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기위한 방법은 그다지 많지 않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끊임없이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게 야당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의 인식이다.또한 정부의 영향력행사에 이용될만한 수단중의 하나가 바로 지금의 ABC협회라는 것이 상당수 언론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정부는 ABC협회문제가 표면화된 이후『ABC제도에 정부가 간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사정이 달랐다.지난달 국정감사기간중 국회문공위등에서 여야의원들이 ABC협회또는 ABC제도에 관해 질문한 내용을 살펴보면 정치권은 대체로 ABC제도에 정부가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다고 믿는 것으로 보인다.의원들은 ABC협회의 자율성확보방안으로부터 ABC제도의 조속한 정착계획까지 정부의 영향력을 염두에 둔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이런 상황속에서 ABC협회는 지난 89년 창립이후 운영예산의 70%선에 이르는 19억여원의 공익자금을 지원받았다.공익자금이란 정부의 통제아래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가 조성해 배분하는 자금이다.사실상 정부자금의 성격을 갖는다. ABC협회는 이 때문에 한국방송광고공사의 회계검사를 받아왔다.감사원과 국회의 감사대상이기도 하다.중립성이 치명적으로 위협받게 됨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ABC협회와 정부는 공익자금에 대해 여러가지로 변명하고있다.처음에는 이 자금이 광고주들에게서 받는 자금이므로 정부와는 관계없다는 궤변을 사용했다. 나중에는 회원사들의 결의에 따라 받는다고 주장하고있다.물론 ABC협회에는 대부분의 신문사가 회원으로 가입해있다.그러나 그같은 형식논리로 중립성논란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신문사들의 회원가입은 ABC제도의 당위성에 대한 찬성이지 협회의 중립성까지 내던진 것이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분명한 것은 현재의 ABC협회가 가장 중요한 가치인 중립성을 의심받고있고 회원사인 언론사들이 그점을 비판하고있다는 사실이다.
이밖에 언론사들이 제기하는 ABC의 문제점은 무가지, 덤핑, 끼워팔기, 선물제공등 현재의 무분별한 신문경쟁체제아래서 20명이 채 안되는 인원으로 정확한 실사를 할 수 있겠느냐는「기능적 신뢰성」의 측면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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