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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시대… “일류사원이 일류기업 만든다”/사원연수 사활건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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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시대… “일류사원이 일류기업 만든다”/사원연수 사활건 투자

입력
199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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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단서 최고경영자까지 확대/매년 3∼5년차4백명 각국파견/신입사원등 천5백명 해외보내/석박사학위 취득에 학비 등 지원/국제인양성·해외상담과정 운영 「사원연수에는 돈을 아끼지 말라」 「기업을 국제화하려면 사원에게 해외연수부터 시키라」 「사원이 우물안 개구리이면 회사도 우물안에서 망한다」

 기업들이 전에 없이 사원연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연수형태도 사원들이 녹스는것을 방지하기 위한 소극적인것에서 사원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회사의 미래를 개척해가는 진취적인 기상과 아이디어를 발휘하도록 바뀌고 있다.

 기업들이 사원연수에 비중을 두는것은 국제화·개방화시대에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기업을 국제화시키려면 사원부터 국제화시켜야 하고 기업을 세계일류의 첨단기업으로 만들려면 사원들을 머리가 쌩쌩 돌아가는 일류사원으로 키워야한다는 인식이 뿌리내린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국제적 안목을 넓히고 다양한 문화를 접촉할 수 있는 해외연수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 급변하는 국제경제환경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경영자의 자질이 절실히 요구됨에 따라 신입사원이나 하위직원들에 국한돼있던 연수프로그램이 임원 내지는 최고경영자에까지 확대 실시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91년부터 매년 입사 3∼5년차 사원가운데 4백명을 「해외지역전문가」로 선발, 현지에서 1년간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현지의 언어 문화를 습득하도록 하는 파격적인 연수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들 지역전문가들에게 지급되는 체재비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평균 1인당 급료를 제외하고 연 5만불정도. 줄잡아 1백60억원이 사원연수비용으로 투자되고 있는것이다. 시행초기에는 소중한 인력을 돈까지 줘가며 놀리는데 대해 반대도 많았지만 삼성그룹 경영진들은 연수를 통해 얻게 되는 효과는 당장 소모되는 비용의 몇배에 이를것으로 믿고 있다. 연수를 다녀온 사원들의 호응도 예전의 연수에 비할 바가 못된다. 1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지난해12월 귀국한 삼성중공업 발전기술영업팀 김원찬대리는 『외국어습득, 문화적 차이의 이해등 유익한 점이 많았지만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명확하게 알게 된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자산이 될것』이라고 말했다. 

 선경그룹 역시 88년부터 신입사원해외연수제도를 도입, 매년 1백80∼2백명에 이르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는것을 비롯, 해마다 1천5백명에 가까운 인원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다. 이들은 조별로 독자적인 연구주제에 따라 시장조사 유관산업체견학 박람회관람 설문조사등 훈련프로그램을 개별적으로 수행한다. 그룹관계자는 연간 연수에 들어가는 돈이 줄잡아 1백억원을 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는 매년 1천명규모의 일반 중단기연수인력을 파견하는것 외에도 고급인력을 자체 육성하기 위해 학비 및 체재료 전액을 지원, 석사 및 박사학위 취득을 목표로 한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1백70명의 인력이 석·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도 미국 및 유럽지역의 대학에서 25명이 수학중이라고 대우측은 밝혔다.

 현대그룹은 일반사원을 대상으로 세계 지역전문가양성을 위해 지역연구회 8개를 운영하고 계열사별로 별도의 어학교육을 실시하는등 국제화에 연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럭키금성그룹도 국제화를 위한 인재양성프로그램으로 국제인양성과정, 비즈니스어학과정, 해외상담과정을 두고 있으며 수시로 선진국에 연수단을 파견, 국제화시대 전문요원을 양성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기업의 국제연수는 임원 및 경영진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과거 연수는 아랫사람들이나 하는것이라는 생각에서 탈피, 관리자가 앞서나가지 못하는 조직은 퇴보하기 마련이라는 인식아래 하위관리자에서부터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연수를 받는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선진경영활동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높인다는 취지아래 올해초 21세기 리더과정을 신설, 부차장급을 대상으로 해외연수와 경영연수를 실시한데 이어 지난9월에는 연수대상을 임원 및 최고경영진까지 확대, 「21세기CEO 과정」을 시행키로 했다. 매년 2백명이 참가하게 될 연수에서는 총 25주로 이뤄진 교육기간동안 6주간의 해외연수를 통해 선진기업을 견학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와 일본산능대등에서 경영수업을 받게 된다.

 김석원회장이 직접 중앙연수원장을 겸하고 있는 쌍용그룹은 최근 신임임원부터 부사장 사장등 최고경영자까지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경영자 연수과정」을 신설했다. 쌍용은 그룹내 전임원들이 반드시 연수과정을 이수토록 하는 교육명령제를 도입, 그룹임원의 50%가 올해안에 해외연수를 이수하고 나머지는 내년에 연수를 실시, 2년마다 한번씩 연수기회를 갖도록 했다.

 현대그룹은 회장직속기구인 현대인력개발원을 통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해외연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진그룹도 지난해부터 매년 10명의 최고경영자와 임원들을 3∼6개월과정으로 해외 21개 유명대학에 파견,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막대한 돈을 들여가며 말단에서부터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외국연수를 실시하고 있는것은 과거처럼 후생복지나 「선심」차원이 아니라 생존의 차원이기 때문에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을것이라는 게 재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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