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섭·심문섭·불술라주전 등 실명제 충격으로 얼어붙었던 화랑가가 만추에 접어들면서 주요작가들의전시회가 잇달아열리는등 활기를띠어가고 있다. 새로 열린 주요개인전은 「정창섭전」(22일까지 호암갤러리) 「심문섭전」(11일까지 갤러리 현대 734―8215) 「피에르 술라주 회고전」(12월 10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등이다. 이 전시회들은 한 시기를 마감하거나 회고하는 의미에서 개최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2월 서울대 교수직을 정년퇴임한 서양화가 정창섭씨(66)는 국전작가로 출발하여 앵포르멜운동에 적극 참여한 이후 추상화가로 일관해 오고 있는 한국현대미술의 1세대 작가이다.
그는 70년대 이후 수묵이 번지고 침투하는 그윽한 한지작업에 열중해 옴으로써 이지적이고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전개해 왔다. 그의 「귀」「묵고」시리즈등 50여점이 출품됐다.
「목신」시리즈작업 10년을 중간결산하는 조각가 심문섭씨(51·중앙대교수)는 나무를 소재로 가장 한국적이자 세계적인 조각을 실현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조각은 간결하고 현대적인 조형에 도달해 있으면서도 오래된 나무가 지닌 향기로운 세월의 무게로써 신비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술라주(74)는 전후 프랑스의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중의 한 명이다. 검정색이 과감하게 화면을 누비는 그의 그림에는 시대적 흐름을 극복하는 현대적 조형이 내재해 있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검은 색 표면 위에 반사되는 빛의 상태와 그 빛에 의해 재발견되는 표면의 미묘한 떨림은 무채색에 대한 보는 이의 관념을 크게 바꿔 놓는다.【박내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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