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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잇단 화재 “건조 게절풍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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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잇단 화재 “건조 게절풍 주범”

입력
1993.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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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백50㎞ 강풍… 주택가 7곳은 “방화” 쾌적한 기후와 자연환경으로 각광받아온 미캘리포니아주가 연일 끔찍한 화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연나흘간 남부캘리포니아지역 곳곳을 휩쓴 대규모 화재는 일단 진압된 듯 했으나 지난2일부터 미국의 대표적 고급주택단지인 말리부해안에서 재발, 악몽을 되살려주고 있다. 지금까지의 잠정집계만으로도 화재건수 30여건에, 피해지역이 무려 20만에이커에 육박하고 있으며 1천여채 가까운 주택이 전소된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매년 이맘때쯤 이지역을 통과하는 계절풍인 「샌타애나」강풍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샌타애나바람은 우리나라 영동지방에서 발생하는 푄현상과 비슷한것으로 캘리포니아동부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바람이 빠른 속도로 남부 저지대로 이동하면서 고온건조하게 바뀌는 현상이다. 여기에다 유타주와 네바다주지역쪽의 고기압으로 인해 이 바람이 캘리포니아동쪽 모하비사막을 통과하면서 뜨겁고 건조해지면서 상승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이때문에 연중 8개월이상 무강우지역인 남부캘리포니아의 숲과 나무가 바짝 말라 조금의 마찰이나 스파크만 일어도 산불이 일어난다. 더욱이 샌타애나강풍은 최고시속이 1백50㎞나 돼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번져나간다.

 이 시기의 캘리포니아지역 산불은 초동진화가 거의 불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6년여의 극심한 가뭄끝에 올해초 비가 많이 내려 잡목과 풀이 전례없이 우거져 화재가 더욱 번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충격적인것은 지난번 화재의 상당지역이 자연발생적인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방화에 의한것이라는 점이다. 현재까지 분명하게 화인이 밝혀진것은 지난달 26일 발화된 알타디나지역화재가 한 중국계노숙자의 실화에 의한것이라는것 뿐이나 최소한 7개지역이상의 화재가 방화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라구나, 말리부해안지역을 비롯, 피해지역의 대부분이 고급주택가라는 공통점도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장기적 경기침체, LA폭동의 후유증, 인종갈등등의 사회적인 여건이 일부 불만계층이나 혹은 정신이상자들의 잠재적 범죄충동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함께 지난달 26일 사우전옥스지역의 최초화재부터 계속된 주요TV의 화재현장의 생중계가 모방방화를 부추겼을것이라는 추리도 나오고 있다.【로스앤젤레스=이준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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