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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 「섹스일기장」 파문/팩우드,성 희롱혐의 조사중 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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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 「섹스일기장」 파문/팩우드,성 희롱혐의 조사중 발각

입력
1993.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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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애정행각 8천페이지 기록 지난 1년간 심심찮게 들려오던 오리건주 출신 상원의원 보브 팩우드(61·공화당)의 섹스스캔들이 최근 갑자기 워싱턴정가를 섹스열풍으로 몰아넣고 있다.

 팩우드의원이 지난 몇년간 20여명의 여성들에게 구애를 해 성적희롱혐의로 고소되자 상원윤리위가 지난 1년간 이를 심의해오던중 그의 일기가 발견돼 이를 증거물로 채택하느냐 여부를 놓고 상원전체가 떠들썩하게 된것이다.

 팩우드의원은 지난 66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8천페이지에 이르는 일기를 써온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성적희롱뿐 아니라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까지 기록되어 있다는것이다. 당초 윤리위는 팩우드의 일기를 참고자료로 이용했으나 내용 일부가 말썽의 소지가 생기자 팩우드의 변호인측에서 더 이상의 내용제공을 중단했다. 이때부터 팩우드상원의원의 일기내용에 대한 풍성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일기에는 팩우드 자신의 성생활뿐 아니라 동료 상원의원들의 성생활, 특히 의회 여직원들 또는 참모들과의 연애사건들이 자세하게 씌어 있다는것이다.

 그는 특히 어떤 의회로비스트에게 자신의 전부인을 소개하면서 직장을 알선해주도록 부탁을 한 대목도 나와 이는 분명 직위를 이용한 청탁행위로 범죄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상원윤리위는 갑론을박끝에 문제의 일기를 증거자료로 채택하는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상원본회의에 회부, 가부간 결정을 내도록 했다. 1일 상원본회의는 일기를 증거물로 채택할것인가를 두고 장장 7시간에 걸친 긴 토론을 벌였다. C―Span TV는 7시간에 걸친 격론을 생중계했고 CNN·CBS등 주요 TV방송들도 상당부분 이를 현장중계했다. 또 저녁 늦은 시간에는 대부분의  TV프로들이  개인의 일기장을 증거물로 채택하는것이 아무리 공인이라지만 과연 옳은 일인가를 놓고 찬반토론을 벌여 워싱턴은 온통 일기장 얘기로 가득찼다.

 팩우드의원과 그의 지지자들은 일기장 내용은 헌법의 보호를 받는 프라이버시에 속하기 때문에 이를 절대로 증거자료로 내줄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브라이언윤리위원장등은 아무리 개인의 일기장이라고 하나 상대가 상원의원이라는 공인인데다 문제의 일기장은 그 공인의 섹스스캔들을 밝히는것이기 때문에 이를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갑을 넘긴 노인 의원을 놓고 섹스스캔들 문제를 전상원이 따지는 모습이나 희한한 섹스묘사가 들어있다는 풍문과 함께 이를 기어이 보아야한다는 의원들의 주장, 그리고 섹스스캔들은 정치적 모함이며 일기장은 프라이버시이므로 절대로 내어줄수 없다는 팩우드의 변명모습등은 점잖은 미상원이미지에 걸맞지 않는,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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