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때 철거… 해체스케치 남아 큰도움 모스크바의 크렘린궁 반대편 붉은광장 한쪽 구석에서는 현재 카잔의 성모마리아사원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많은 인부들이 영하의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4일 완공을 목표로 마무리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 사원은 지난 1636년 폴란드군의 모스크바침공을 격퇴한 기념으로 세워졌으나 3백년만인 1936년 스탈린에 의해 강제철거됐다.
철거이유는 간단했다. 붉은 광장에서 군사퍼레이드를 벌일 군부대에게 불편을 안겨준다는 이유에서 였다.
스탈린은 당시 사원을 철거한 자리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하는 무례(?)를 저지르기도 했다. 그로부터 60여년만에 이뤄지는 이 사원의 복원은 한 이름없는 건축가 덕분이었다.
표토르 바라노프스키라는 이 건축가는 지난 20년대 이 사원을 원형대로 보존하는 책임을 맡았다. 그러나 그는 지난 32년 붉은광장에 있는 성바실리사원을 철거하는 계획에 반대하다 체포돼 형무소신세를 지게 됐다.
36년 석방됐으나 모스크바에서 추방됐으며 하루에 2번씩 경찰서에 신고를 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카잔사원이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자 매일 모스크바에 잠입해 원형에서부터 철거되는 과정을 꼼꼼히 스케치해 기록으로 남겼다.
모두 16장으로 된 그의 청사진은 현재 복원공사를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죽는날까지 카잔사원이 복원될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는데 이제서야 그의 소원이 성취된것이다.
그러나 카잔사원의 복원작업은 해체청사진이 있음에도 쉽지는 않았다. 특히 공사를 할 기능공들이 전해 내려온 기술을 전혀 익히지 못해 상당한 애를 먹었다.
또 약 10억루블에 달하는 공사비도 문제가 됐으나 러시아정부가 이를 부담키로해 해결됐다. 러시아 정교회는 인부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등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보리스 옐친대통령도 하루에 두번씩 사람을 보내 공사진척상황을 점검토록하는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4일은 이 사원이 처음 문을 연 날이자 카잔 성상의 성일이기 때문에 이 사원이 복원되면 더욱 그 의미가 있을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는 구조선총독부건물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조기철거여부가 논란을 빚고 있다. 구조선총독부건물을 철거한 자리에 조선왕조의 왕궁을 복원할 수 있는 기록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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