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돌들은 너무 단단하여 건축 자재로 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옛집들은 주로 나무를 잘라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얹어서 만들었다. 오래된 절과 궁궐 그리고 민가의 집들이 모두 나무로 틀을 잡은것은 그 때문이다. 신라의 서울에는 이런 기와집이 가득하였다고 전한다. 이 땅을 침략한 외적들은 곳곳에 날아갈듯한 기와집들이 늘어선 모습에 놀라고 또 문화가 뒤떨어졌다는 열등감을 느낀 듯하다. 몽골과 왜적은 이 땅을 쳐들어와서 보이는대로 우리 옛건물을 불살랐다.
아름다운 옛건물 가운데 지금껏 살아남아 사랑을 받는 문화재가 있다. 부석사 무량수전이다. 13세기께 지어져서 1376년 왜구의 병화 속에서도 유독 꿋꿋이 살아남아 고려인이 만든 나무집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건축미도 뛰어나지만 무수한 외침에서 살아남은 이 기둥과 지붕은 우리의 얼을 담고 있는것만 같다. 무량수전은 앞면 5칸 옆면 3칸의 평면이 완전무결한 황금분할비를 이루고 있다. 황금분할비는 서구에서 옛날부터 미의 원천이라고 일컫는 가로 세로 1:1·618의 비례를 말한다. 긴 처마 위에 살짝 올린 팔작 지붕과 기둥의 알맞은 배흘림과 기둥머리위 장식인 포작도 건물을 한층 우아하게 만들고 있다. 경북 영풍군 부석면 소재. 국보 18호.【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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