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흑인시장 딘킨스/공화당 전검사 줄리아니/4년전 선거때도 접전 “2라운드”/민주아성 붕괴여부인종·범죄문제 이슈【뉴욕=김수종특파원】 11월 2일은 뉴욕시장을 뽑는 선거일이다. 올해 뉴욕시장 선거전은 민주당의 흑인시장 데이비드 딘킨스와 도전자인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후보간의 대결이다. 두 후보는 4년전 시장선거전에서도 접전을 벌여 딘킨스후보가 2%의 득표차로 당선됐었는데 이번에 줄리아니후보가 출마하면서 2차전이 벌어지게 된것이다. 최근 몇 개의 여론조사결과는 딘킨스시장이 근소한 차로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다.
뉴욕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아성이다. 세계 각국에서 이민온 사람들로 인종모자이크를 이루고 있는 뉴욕은 백인주민들도 다른 곳과는 달리 진보적 성향이 강해 공화당이 맥을 못춘다. 민주당과 공화당등록비율이 무려 5대1로 차이가 난다. 따라서 대통령선거가 있을때면 공화당후보는 아예 선거운동을 포기하는 곳이다.
그러나 올해 선거양상은 반드시 연방대통령 선거같이 민주―공화당 대결로만 가지는 않고 있다. 딘킨스시장의 집권동안 뉴욕은 인종분규, 치안문제, 예산적자, 마약문제, 교육문제, 도시빈민 및 부랑자문제등으로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을 정도로 시끄러웠다. 그래서 딘킨스시장의 능력에 대한 회의가 부풀어 올라있다. 특히 인종분규와 치안문제를 해결하는데 딘킨스시장이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어, 연방검사 출신인 줄리아니후보는 유권자들에게 법과 질서를 강조하고있다.
딘킨스시장의 집권동안 심각했던 인종분규는 흑인들에 의한 한국인상점불매운동과 유태인과 흑인간의 갈등을 증폭시킨 크라운하이츠사건으로 이번 선거전에서도 두 사건은 인종문제와 관련하여 중요이슈가 되고 있다. 딘킨스시장은 이 두 사건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딘킨스시장은 집권기간에 범죄율이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4년전보다 뉴욕의 거리가 안전하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뉴욕의 범죄는 인종구성과 무관하지 않다. 가난하고 교육수준이 낮은 흑인들이 살인이나 마약거래등 범죄를 많이 저지른다. 이들 범죄에 대처하는 딘킨스시장의 자세가 너무 관대하다는 평가는 바로 딘킨스 자신이 흑인이기 때문이라는 뉘앙스가 담겨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줄리아니후보는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80년대 뉴욕의 연방검사로 마피아 잡는데 명성을 날렸다. 그는 재범을 막기위해 가석방을 억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뉴욕시장 선거는 백악관에도 중요하다. 뉴욕시청을 공화당에 잃을 경우 클린턴은 이미지뿐 아니라 실질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클린턴대통령은 두 번이나 모금운동에 참석해 지원하는것도 모자라 앨 고어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을 뉴욕에 보내는등 선거운동지원에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도 딘킨스후보를 지지하고있다.
뉴욕에는 한국교포가 20만명정도 살고 있다. 그러나 투표권을 가진 사람이 적고 정치적 조직력도 갖추지 못해 그 영향력은 거의 없는것이나 다름없다. 다만 두 후보에 대한 후원회가 있다. 교포사회에서 올해 선거는 같은 유색인종으로서의 「딘킨스정서」와 강력한 치안을 요구하는 「줄리아니 정서」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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