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공신 자리마련 이중포석/총 86곳 대상… 「낙하산」 여부 관심 새정부출범후 개혁과 사정작업을 계속해온 정부가 정부투자기관, 재투자기관, 산하단체, 협회의 임원을 개혁차원에서 대폭 물갈이한다는 방침아래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재무부가 최근 산하 금융관련기관장 7명에게 사표를 받은것을 시발로 정부는 내달중순까지 86개기관의 임원에 대한 인사조치를 단행할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고위공직자들의 사정작업에 이어 투자기관등의 임원들을 대폭물갈이 하겠다는 방침은 이미 예고돼왔다.
문민정부출범후 정부각부처의 장차관등 정무직이 대부분 교체됐고 재산공개파동과 사정조치에 의해 상당수 고위직인사가 퇴진함으로써 언젠가는 정부투자기관등의 임원에게도 그여파가 미칠것으로 예견돼온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그동안 개혁과 사정바람으로 정부고위공직자·입법·사법부·군고위장성에 이르기까지 인사쇄신이 어느정도 이뤄졌으나 투자기관등에는 개혁의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판단해왔다.
이때문에 정부는 이번기회에 정부투자기관23곳과 산하단체·협회등 정부대행기관63곳의 임원을 대폭정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이같이 투자기관등의 임원에 대한 사정작업을 서두르고 있는것은 이번조치로 「사정인사」를 마무리짓고 내년부터 정치개혁과 경제활성화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국정운영구도를 갖고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문민정부가 표방해온 「작은정부」의지와 최근 기본방침을 확정한 정부투자기관 경영합리화방안과도 무관치않은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정부의 대폭물갈이 추진은 「개혁차원」이라는 명분과 함께 정권창출에 기여한 인사들을 배려하기위한 논공행상의 측면도 배제할수 없다고 보여진다.
사실 지난대선때 「김영삼대통령만들기」에 관여한 민주산악회·나라사랑운동실천본부등 각종사조직과 자문그룹의 핵심인사들은 그동안 여권핵심부 및 민자당수뇌부에게 「자리」를 요구해왔고 새정부도 적지않은 부담을 갖고 있다고 할수 있다.
이미 12명이 교체된 23개 정부투자기관장의 경우 앞으로 6∼7명이 추가로 경질될것으로 알려진것도 이들의 「자리」마련과 무관 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대통령과 관계부처장관이 임명할수 있는 자리는 1백67명. 정부가 이들단체에 대해서 앞으로 정관을 개정해 주무장관의 승인조항을 없애고 자율로 선출토록하겠다고 밝히고 있는것도 논공행상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의식한것이라 보여진다.
그러나 새정부들어 일부자리에 비전문가나 민주계인사들이 「낙하산」식으로 임명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듯이 관가에서는 이번물갈이 인사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재무부는 정춘택은행연합회장 홍승환투자금융협회장 정소영생보협회장 박봉환손보협회장 김형진화재보험협회이사장 최병삼신용금고연합회장 김원환신용관리기금이사장등 금융관련기관장 7명이 사표를 제출하는것으로 관련기관장 거취문제를 일단 마무리했다.
당초에는 사표제출 대상자가 박상은리스협회장을 포함, 8명이었으나 박회장이 막판에 대상에서 빠진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재형재무부장관은 30일상오 기자들과 만나 『이번 금융기관장 사표제출은 결코 과거응징적인 차원에서 이뤄진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본인들도 지난3월과 7∼8월 두차례에 걸쳐 직간접으로 사퇴의사를 밝혀왔는데 이번에 실명제와 금리자유화를 마무리한 이후의 금융개혁차원에서 사표를 제출한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사표에 대해 이미 일각에서는 정치권인사들이 후임으로 오는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의 개혁성 여부는 결국 후임자가 금융자율화 차원에서 협회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업무와 관련된 인사가 선임될지, 혹은 외부에서 낙점식으로 들어올지에 따라 드러날것이다.
사표를 제출한 당사자들은 대부분 『예상한 사태였으며 단지 시간문제였을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당사자중의 한명은 『사실 기관장으로서 일할만큼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져 책임지는것도 아니므로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관련기관 임직원들도 『10년이상 기관장을 했으니 본인도 더이상 미련이 없을것』이라며 『떠나보내는 입장에서는 안됐다는 생각이 안드는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정은행연합회장은 이날상오 이임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앞으로 업무처리나 회사생활에서 자중자애할것』을 당부하고 『신임회장이 누가 오든 잘 모시라』고 말했다.【조명구·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