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2백여점외 설치작업·퍼포먼스도/“동양인의 정신세계 형상화” 재미서양화가 곽훈씨(52)는 실험적이고 첨단적인 작업을 하다가, 국내 분위기가 그의 작업을 따라오지 않는데 절망하고 75년 도미한 작가이다. 그는 고생 끝에 미국의 토양에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국제적인 화가로 성장했다.
그의 개인전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11월9일∼12월3일)과 경주 선재미술관(12월10일∼94년1월10일), 선화랑(11월9일∼23일, 734―0458)에서 잇달아 열린다.
과천과 경주의 전시회에는 그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2백여점과 「세라믹과 소리의 만남」등을 주제로 한 대형설치작업 2점이 걸리고 또한 「겁」(김영동작시, 조영남 음향 담당)을 주제로 한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선화랑에는 신작 20여점과 옹기작품들이 출품된다.
『나는 70년에 서울에서 설치작업전을 했다. 그 뒤 도미해서 한국인의, 혹은 동양인의 정신세계를 상징하는 연작 「찻잔」 「주문」 「기」 「서예」 「겁」등을 제작했다. 지금까지 해온 모든 과정과 또한 다시 설치작업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보이겠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그림은 서양식 조형어법을 충실히 따르면서 동양인의 깊은 의식·무의식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동양적 상징인 토기와 실타래, 고문서 위에 쓰인 한자, 튤립의 구근, 팽이 등이 여러 형태와 이미지로 등장하면서 신비한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이번 그의 서울 전시회를 보러 조신 양코, 수잔 라슨 등 미국의 저명한 평론가들이 올 예정이다. 그는 서울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 대학원을 나왔다. 【박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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