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부 설치/동북아 군사협력구도에 영향/환경협정/중국의 황해오염 안전판 마련/북핵 급박한 시점서 발표… 긍정적 신호 중국을 공식 방문중인 한승주외무장관은 28일 상오 전기침중국외교부장과 북경시내 조어대에서 양국외무장관회담을 갖고 대사관의 무관부를 연내에 설치키로 합의하고 한중환경협력협정에 서명했다.
이로써 양국은 경제·통상관계로 시작된 수교의 동인을 확대, 군사 및 환경문제에까지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함으로써 수교14개월을 맞는 한중관계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됐다. 특히 한중간의 무관부 교환합의는 북한핵문제와 관련, 미·북간의 심각한 막후접촉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시한 임박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시점에서 발표된것이어서 그 의미가 주목되고 있다.
대사관급 공관이 설치되는 수교의 경우 당연히 수반되는 무관부설치가 그동안 지체됐던 것은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한 중국의 소극적 자세 때문이었다. 지난해 8월 한중수교당시 양국은 무관부설치에 관한 원칙적인 합의를 마쳤으나 중국측은 군사동맹국인 북한의 입장을 감안, 원칙적 합의 자체에 대한 발표마저 꺼려오던 상황이었다.
상호 무관부가 설치될 경우 대사관에 파견된 무관은 상대국의 군사훈련을 참관하고 군사자문에 응하는등 실질적인 군사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또 군고위인사와 군유학생상호교환등 현실적인 인적교류까지 겸하게 된다. 얼마전 한국과 러시아의 함정들이 부산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을 교환방문한 것이 무관부설치의 가시적 성과였으며 이때 교환됐던 상호의 군사정보는 그 자체로서의 의미와 함께 자국내 방산물자의 구입과 판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에 합의발표된 한중무관부의 교환설치는 북한과 관련된 상징적의미가 적지 않으며 동북아시아의 군사협력구도에까지 영항을 미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한중무관부설치가 당장 북한과 중국간의 군사동맹에 어떤 변화를 초래하지는 않을것이고 중국이 우리와 무관부를 교환하게되기까지는 북한의「양해」가 전제됐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핵문제가 지극히 민감한 현시점에서 중국이 우리의 연내설치제의에 그 동안의 소극적 자세를 버리고 흔쾌히 응해온 것은 북한핵문제와 관련된 제반 상황이 긍정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반증이 되고 있다.
다만 서울과 북경에 파견될 무관의 규모에 대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이미 영관급장교등 5명의 파견무관을 올해초에 임명해놓은 상태이나 중국측은 그 규모나 직급에 대한 뚜렷한 견해를 전해주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양국장관이 이날 서명한 한중환경협력협정은 「대기오염, 연안·해양오염, 유해폐기물의 처리, 생물의 다양성보존등의 분야에서 상호 합의하여 협력하며 이와관련된 비용은 예산의 운용범위내에서 공평하게 부담한다」는 것이 주요골자이다. 이 협정의 체결로 한중양국은 환경관련 정보와 기술을 교환하고 환경파괴에대한 안전장치를 공동으로 마련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공업화와 황사현상으로 인해 야기되는 우리나라의 산성비현상, 중국의 동부에 밀집된 산업시설이 내보내는 폐수의 유입으로 인한 황해오염등은 벌써 양국간의 외교현안으로 대두돼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국은 산업화에 따른 에너지충당의 방안으로 황해연안에 적지 않은 원자력발전소의 건립을 계획하고 있어 이번 환경협정체결은 이와관련된 근본적인 대안마련의 기초가 될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러시아와 일본의 동해핵폐기물투기로 북서태평양지역의 환경문제가 심각한 이슈로 대두돼 있는 만큼 이번의 한중환경협력협정서명을 계기로 우리가 구상하고 있는 한·중·일·러시아 및 북한의「공동환경협력체」를 가시화시켜 나갈수 있게 됐다는 점이 이번 한중외무장관회담의 또다른 의미가 될것이다.【정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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