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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의 경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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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인간」의 경고(사설)

입력
1993.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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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제인간이 출현할것인가. 픽션이라 해도 엄청난 충격인데, 하물며 실험성공이라는 현실 앞에서 세계와 인류는 공포와 전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외계인을 갑자기 지구에서 만난것보다 더 두려운 일이다. 오늘의 첨단의학기술은 생명의 시작과 종말의 신비에 무한도전을 꾀하고 있다. 물리·화학적으로 분석해 생명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다고 믿는 기계론적 생명관은 생물의학의 급진적 기술개발로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 안락사 임신중절 같은 생명저지 기술을 비롯해 장기이식이나 유전자 조작은 물론 생명창조의 기술로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를 탄생시켰다. 그리하여 인위적인 생명개조와 인공합성까지 내다보게 되었다. 인간의 배자를 복제하는데 성공한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연구팀의 실험 결과는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것이다.

 하지만 생명의 신비와 가치는 생명의학의 측면에서만 평가될 수는 없다. 인간의 존엄이 이러한 편견과 독단을 결코 용납 못한다. 복제인간의 실험성공은 즉각 세계 의학계 내부에서만이 아니라 종교와 윤리의 측면에서 분노와 반발을 폭발케 했다. 교황청은 「인류에 대한 모독이며 무례」라고 준엄하게 비판하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선 연구비지원을 중단하라는 강한 여론이 일고 있으며 유럽공동체에선 법률로 복제를 금지시키자는 의견이 세차다.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관심은 생물의학이나 유전공학의 전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방편이고 자칫 반인간·반생명으로 오도될 가능성이 너무 많다. 생명의 신비와 존엄성은 오히려 보이지 않는 「섭리」에 있다. 그것을 배반하면 인류의 파멸을 자초하지 않을까 무섭기조차 하다.

 복제인간이 정말로 탄생한다고 가정할때, 그 결과는 상상을 못할것이다. 단적으로 인체의 부품화라는 끔찍한 부작용이 없으리라 누구도 보장 못한다. 사람의 생명은 생물이면서 반드시 윤리적이고 사회적이어야 한다. 의학에서 생의윤리(bioethics)가 강조됨이 이런 연유이기 때문일것이다.

 복제인간의 논쟁과 더불어 우리 주변에서 성행하는 태아감별에 의한 남아선호 문제도 새삼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섭리의 균형을 인위로 깨고 망가뜨리면 역효과의 재앙이 따르게 마련이다. 태아감별에 의한 출산불균형이 인구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이르고 있음은 그냥 외면만 할 수 없다.

 생명의 실체와 본질은 하나의 위대한 조화이다. 올바른 생명관이 세워져야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된다. 가지와 뿌리의 혼돈은 곤란하다. 기술과 본질도 마찬가지로 구별되어야 한다. 첨단이라도 윤리의 통제력 아래 두어야 그 가치가 올바로 살아난다. 생명의 무한 가치는 훼손하지 못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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