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저항 정보기관책임자 숙정/마피아 연루혐의 판사7명 수사 이탈리아반도가 정치와 기업이 유착된 사상 최대의 부정부패 파문에 이어 최근에는 비밀정보기관과 사법부·군부등의 마피아조직과의 연계 및 테러개입의혹, 반정부활동음모 폭로등으로 계속 소용돌이치고 있다.
참피총리가 이끄는 개혁정부는 지난주 수차례 비상각의를 소집, 이들 기관과 관련자들에 대한 숙정 및 개혁작업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에대한 저항과 방해공작으로 추정되는 테러와 음모등도 잇따르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은 지난주 제노바지역 한 정보기관의 책임자를 테러혐의로 체포했다. 검찰은 이어 마피아의 본산인 시실리출신 판사 7명을 마피아와의 협조혐의로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파문은 군부에도 확산됐다. 대게릴라부대 사령관등 2명의 고위장성이 이탈리아판 「마타하리사건」으로 불리는 사건에 연루돼 지난주 해임됐다. 군부내 실력자인 몬티코네사령관은 옛 정부라고 알려진 한 여자로부터 그가 내년봄 쿠데타를 계획중이라는 폭로가 있은 후 전격 해임됐다. 이어 카니노합참의장이 이 조치에 항의해 22일 사임하는등 정부와 군부의 마찰이 노출되고 있다.
이탈리아 검찰이 제노바지역 정보기관 책임자인 시탄나를 체포한 사건은 정부가 정보기관에 본격적으로 메스를 대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시탄나는 지난달 시러큐스와 튜린간 열차에 폭탄테러를 기도한 혐의를 받고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난해말 시실리의 정보기관 책임자가 마피아와의 연계혐의로 체포된 이래 지금까지 14명의 민간 및 군부·경찰내 정보첩보기관 고위인사가 같은 혐의나 공금횡령혐의등으로 체포됐다.
독립적인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이탈리아 검찰조직은 정보기구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관련기관의 비협조, 출처불명의 협박, 증거인멸 음모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22일에도 파두아시의 법원건물이 정체불명의 폭탄테러를 받았다.
지난 20여년간 이탈리아에서 계속돼온 테러의 배후에는 정보기관, 마피아, 거물정치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확실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탈리아의 개혁을 일컫는 「마니폴리테(깨끗한 손)」가 한창이던 지난 5월과 7월 로마의 차량폭탄테러와 5월의 피렌체 우피치미술관 폭탄테러사건 역시 급격한 개혁에 대한 불만과 위기감을 느낀 뿌리깊은 극우 및 기득권층이 관련된것으로만 추정되고 있다.
스칼파로대통령은 지난주 소집한 비상각의에서 정부 정보기관들의 비효율적 체제와 운영을 강력히 비판하고 이들 기관에 대한 대대적 개편과 숙정을 지시했다. 지난해부터 이미 4백여명의 내무부·군부내 정보담당자들이 해임된데 이어 정보기관 요원의 약 4분의 1이 정리될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7명의 판사들은 모두 과거 마피아재판을 담당한 인물들로 밝혀졌다. 이들은 마피아 조직원에 대해 보석이나 무죄·가벼운 형량을 선고, 마피아에 협조한 혐의를 받고있다. 한 판사는 2년전 투옥된 마피아보스에게 병치료를 허가했는데 그는 병원에서 탈주했었다.
이탈리아언론들은 「마니폴리테」 속편의 대상은 비밀정보기관이라며 78년 알도 모로총리의 암살사건등 과거 테러사건의 기록을 연일 끄집어내며 보도하고 있다.【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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