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교환 논의,한미안보회의 연계/정부,미북 「일괄교환방식」 수용자세 2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특사교환을 위한 실무접촉은 핵 문제에 대한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는 계기가 될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으나 북한의 입장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볼수있다. 이날 접촉에서 북한은 현재의 북한핵문제는 남북간 협의의 대상이 아니라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논의되고 그 해결점이 찾아져야한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북한은 이날 「남북간의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서초안을 만들어와 제시하는등 상당히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핵문제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미국측의 자세를 확인한 후에라야 논의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논의 자체의 전제로서 팀스피리트훈련의 중단결정을 요구했고, 때문에 구체협의를 위한 다음 접촉의 시기를 팀스피리트훈련 실시여부를 결정할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11월 3∼4일)이후인 5일로 하자고 주장했었다.결국 양측의 합의로 4일로 결정됐지만 북한으로 하여금 SCM의 결과에 따라 「대응방법」을 결정할수 있는 여지를 안겨주게됐다.
북한핵문제가 내달 초의 SCM쪽으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것은 최근 미북간의 막후협상에서 「선후방식」이 아니라 「일괄교환방식」으로 이문제를 해결하기로 했으며 이같은 일괄교환방식의 가장 뚜렷한 잣대가 내년도 팀스피리트훈련의 실시여부로 압축되어가는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북한은 미국에대해 「선관계개선 후사찰수용」입장을 고수했으며 미국은 이에대해 「선사찰수용 후관계개선」의 방침을 굽히지 않았었다. 물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입장은 무조건의 핵사찰수용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선후논쟁은 6개월간의 시간지체만 가져왔고 1·2단계의 미북고위급회담을 무위로 만들어버렸던것이다.
결국 최근 뉴욕에서 진행된 미북간의 막후접촉은 『핵사찰에 준하는 모든것을 북한이 수용하는 대신 관계개선에 대응하는 제반조치를 미국이 담보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제반조치」의 첫 가시적 결과로 팀스피리트훈련이 주목받게됐으며 내달의 SCM에서 실시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정부는 SCM이전에 한미간의 의견조율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아래 새로운 대응수립을 서두르고있다. 관계개선등 「일괄교환방식에 대한 미북간 접촉은 이미 한미간에 의견합의가 이뤄진 상태이지만 팀스피리트훈련중단등 한반도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대해서는 시기와 방법에서 보다 확실한 「북한핵에 관한 담보」가 당연히 선행돼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기문제와 관련, IAEA는 이달말을 ▲북한핵시설에대한 IAEA의 감시장비가 물리적으로 소진되고 ▲내달 1일 유엔총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야한다는 점등을 들어 북한핵문제해결의 마지막 시한으로 정해놓고 있으며 미국의 북한에대한「관계개선」모양을 공식적으로 협의해야할 SCM도 내달 3·4일로 결정돼있는 상태여서 선택의 여지는 넓지않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달말까지 한미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일괄교환」에대한 북한측의 의지를 명확히 파악하는 데 1차적인 초점을 맞춰야할 입장이다. 북한이 한미간의 예상대로 「모든것과 모든것」을 교환할 의사가 있다면 우리정부로서는 충분한 지지를보낼것이지만 북한이 또다시 핵사찰을 빌미로 시간과 방법의 연장을 요구해올 경우 유엔안보리등을 통한 국제적 제재는 불가피해질것이며 이같은 상황변화를 모든 외교적 경로를 통해 평양측에 전달하는것 또한 우선적인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정병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