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주화「건원중보」 등 6백여점 선봬/내 27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 돈은 우리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물건이다. 유통경제의 발달은 인간사회의 발전과 병행해 왔고, 다른 사람이 만든 상품을 얻기 위해서는 누구나 돈이 있어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전에 돈 역할을 한 것은 귀했던 철 덩어리인 「명도전」이라고 추정한다. 그 이후 금 은 옷감이 상품 교환의 수단이 되다가 엽전과 종이돈 그리고 어음등이 널리 쓰여졌다. 엽전으로 알려진 고려나 조선의 돈과 최근 주로 사용하는 종이돈은 각기 쓰여진 시대마다 그 때 살던 사람들의 절절한 애환이 배어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각 시대의 수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 소유하기를 바랐던 이 돈들을 한꺼번에 전시하여 한국사회의 발전상을 색다른 관점에서 보여준다.
27일부터 12월 24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 1층의 넓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한국화폐특별전」은 의학박사 정성채씨(73·명동 삼미의원 원장)가 기증한 3천여점의 화폐 중 각 시대의 변화상을 잘 드러내는 6백여점을 추려서 전시하는것이다. 화폐의 발전 과정을 보여주는 이 전시 내용을 통해 자급자족의 경제단계에서 물물교환사회를 거쳐 화폐경제사회와 신용경제사회로 나아가는 모습을 알 수 있다.
이미 국사 교과서등에서 그 이름을 잘 알고 있는 우리나라 첫 주화인 1547년 제작의 「 건원중보」를 비롯해 「해동통보」 등 고려에서 만들어 쓰던 화폐 20여점과 조선초기 태종과 세종 때 만든 엽전인 「조선통보」 그리고 효종 2년에 민간에 장려하기 위해 만들었던 「십전통보」, 조선후기 대표적인 동전으로 전국에서 사용된 「상평통보」가 한 자리에 모아져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또 조선말기의 「대동전」등을 포함해 이번에 전시되는 조선의 화폐는 모두 4백여점이다. 대한제국에서 일제 강점기와 오늘에 이르는 각종 은행권과 기념주화도 그 실물을 볼 수 있다.
특히 「한국화폐특별전」에서 주목되는 전시물은 일반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여러 가지 「시주화」와 1900년 전후에 정부기관이 아닌 개인이나 다른 기관에 의해서 만들었던 「사찰」이다. 조선의 상류계층이 즐기던 일종의 기념주화인 「별전」이 중국과 일본의 별전과 비교 전시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 특별전과 함께 11월 중에는 우리나라 화폐에 관한 「공개학술강연회」도 열 예정이다.【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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