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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를 평가한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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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를 평가한다(사설)

입력
199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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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는 오늘로 20일간에 걸친 국정감사를 모두 마친다. 이번 국정감사는 대체적으로 진지한 분위기에서 알차게 실시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것 같다. 중간결산때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었는데 최종결산 역시 호평이다. 국회가 이처럼 제기능을 찾아 활기를 찾고 있다니 반가운 일이다. 정치의 선진화와 민주화를 위해서 한걸음씩 전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공직자 재산공개와 금융실명제실시에 따르는 정치 경제 사회의 분위기 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것 같다. 그리고 깨끗한 선거를 겨냥한 관계법의 획기적인 개정 움직임과도 무관하지 않은것 같다.

 이제는 국회도 의원도 달라지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것이 우선 커다란 변화이다. 금권이나 관록으로 적당히 버티면 다음 선거에서도 무난히 당선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에서부터 변화가 오고 있는것이다. 깊이있는 정책연구나 착실한 의정활동을 통해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것이 가장 좋은 선거운동방법이라는것도 터득해 가는 눈치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나타난 몇가지 현상이 그러한 사고의 전환을 설명해주고 있다. 언제나 행정부편을 들어 야당을 견제해오던 여당이 이번에는 야당보다 더 열심히 감사활동을 벌였다는것도 그중의 하나이다. 여야가 따로없이 행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라는 국회의 기능을 다하려고 애썼다는것은 커다란 진전이다.

 그리고 무슨 회의에서나 언제나 뒷짐만 지고 묵묵히 말이 없던 중진의원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왔다는것도 전에 없던 일이다. 점잔만 빼고 앉았던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원내활동에 열성을 보임으로써 그들은 새로운 평가를 받을 수 있을것이다. 원내활동에서 초선과 다선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는것을 보여줌으로써 국회의 활성화에 기여한것이다.

 사소한 절자 시비로 국회가 공전되거나 파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는것도 손꼽을만 하다. 피감사 기관과의 막후거래나 금품·향응제공등의 잡음이 없어진것도 반가운 변화의 하나이다.

 이처럼 구태가 사라지는 동시에 감사활동의 질과 수준도 높아졌다는 평가들이다. 사전준비도 많이했고 질문의 내용이나 방법에서도 세련되었다는 얘기들이다. 이제야 립법부가 국회의 본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이정도로 만족해서는 안될것 같다. 아직도 여전한 의원들의 개인주의·이기주의는 능률운영을 해치고 있다. 의원들간에 상호주의가 자리잡기까지는 독점질의, 중복질문등의 비능률을 떨쳐버리기 어려울것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얻은 결과를 이제 시작에 불과한 정기국회의 회기동안 펼치게될 예산안 심의와 개혁립법활동에 유감없이 반영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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