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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대폭인하하라”/민자 정재철의원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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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대폭인하하라”/민자 정재철의원 주장

입력
199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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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력위해 4%P는 내려야/통화관리 개선·금융기관 생산성향상으로 흡수가능/논리적근거·현실 여건상 약점불구/종전기본틀 벗어난 파격제안 “관심” 경쟁력을 잃고 침체상태에 빠져있는 지금의 어려운 경제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현재 연 13%수준으로 국제금리에 비해 2∼4배 가량이나 높고 경쟁국들에 비해서도 턱없이 높은 수준인 국내 금리를 일거에 4%포인트 가량 대폭 인하해야 하며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주장이 한 여당 중진의원에 의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2일 국회 재무위의 재무부 국정감사에서 정재철민자당의원은 질의를 통해 비효율적인 통화관리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금융기관들의 생산성을 높이면 현재 미·일등 선진국과 비교해 6%포인트가량 높은 국내금리를 4%정도는 깎아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집권 여당의 중진의원이 2단계 금리자유화를 앞둔 시점에서 금리의 단순한 미조정이 아니라 종전의 금리 기본틀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버리자는 이색적인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정의원의 주장은 지금까지의 금리논쟁 맥락에서 볼 때 아주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금리조정 논의에만 익숙해있는 현재의 상황서는 바로 이같은 파격적인 주장이 새로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제적으로 실세금리를 비교해 보면 지난달말 기준으로 단기 금리의 경우 한국(CD유통수익률)이 13.8%, 일본(〃)이 2.47%, 미국(단기재정증권 유통수익률)이 2.95%, 독일이 7.1%등이다. 장기금리의 경우에도 커다란 차이가 없어 13%대의 국내금리는 3∼7%대의 선진국금리보다 6%포인트정도가 높은 상태이다. 이렇게 비싼 자금을 쓰는 국내기업들이 해외에 나가서 경쟁력을 갖는다는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정의원의 질의에 따르면 국내외 금리차 6%포인트(평균) 가운데 2%포인트는 통화관리 방식의 비효율성 혹은 금융시장구조의 비효율성에 기인, 금리가 높아진것으로 분석됐다. 또다른 2%포인트는 금융기관의 생산성이 낮아 금리가 높아진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기관의 중개비용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탓에 그만큼 금리수준이 올라가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것이다. 나머지 2%포인트는 국내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선진국에 비해 아직 높아 자본의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정의원은 주장했다.

 국내외의 금리차 6%포인트가 ▲통화관리방식의 비효율성 ▲금융기관의 낮은 생산성 ▲자본의 높은 기대수익률등 3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는데 이중에 자본의 기대수익률은 인위적으로 낮출 수 없는것이므로 나머지 2가지를 개선하면 4%포인트는 내릴 수 있다는 논리다.

 현실적으로 정의원의 지적은 논리적인 근거 면에서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당장 국내외의 금리차 6%포인트를 요인에 따라 삼분한 근거가 재무부등 금융당국 관계자들에게 설득력을 갖기가 쉽지 않다. 국내 금융기관의 생산성이 선진국에 비해 낮은게 사실이지만 금리차이를 2%포인트 낮출 정도인지는 확실한 검증을 해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통화량 중심의 통화규제에서 벗어나 금리중심으로 관리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정부 역시 이미 알고 있는 고민이다. 다만 전환과정에서의 물가문제를 풀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그러나 논리적 구성의 치밀성이나 현실적 여건면에서의 이같은 약점들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대폭 낮추지 않고서는 어렵게 꼬여 있는 당면 경제문제를 풀어나갈 수 없다는 점과 금리를 종전의 낡은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것은 정부가 앞으로 금리정책을 추구해 나가는데 있어서 상당한 참고가 되리라는 지적들이다. 정의원의 주장은 질의에서 『우리경제가 선진국이 된다는 얘기는 다름아니라 현재 6%포인트나 되는 이러한 금리차이를 좁혀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밝힌 것처럼 금리를 국가경쟁력의 차원에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더 주목을 끌고 있으며 여당에서 추진중인 금리의 대폭적인 인하 움직임과도 흐름을 같이 하는것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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