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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온 슬롯머신 1심재판/로비주역 정덕진씨 예상보다 구형량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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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온 슬롯머신 1심재판/로비주역 정덕진씨 예상보다 구형량 낮아

입력
1993.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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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개씨 낮은형·박철언씨엔 검찰 “최고형” 권력형 부정부패사건의 전형으로 문민시대 출범과 함께 수술대에 올랐던 슬롯머신사건 관련자들의 1심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국회의원 고검장 전경찰청장 전안기부간부등 정·관계 거물급 인사들이 연루돼 이목을 집중시켰던 슬롯머신사건의 1심재판은 21일 현재 이인섭전경찰청장(57)과 슬롯머신업자 정덕일씨(44)에 대한 결심공판만 남겨둔채 대부분의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 및 선고절차가 끝났다.

 이로써 지난 5월13일 전치안감 천기호씨(58)가 특가법상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이후 7월1일 이전경찰청장의 구속으로 마무리됐던 검찰의 이 사건수사에 대한 법원의 1차적인 판단이 거의 끝난셈이다.  

 공직비리로 구속된 첫 검찰간부였던 이건개전대전고검장(52)은 19일 형법상 뇌물수수죄로 징역1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정덕일씨로부터 5억4천만원을 받아 특가법상의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됐으나 기소단계에서 형량이 낮은 형법상 수뢰죄가 예비청구됐고 재판부가 형법상의 수뢰죄를 인정,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

 이씨는 차용금형식으로 돈을 받았고 시점도 슬롯머신업소 단속과 무관한 법무연수원재직시였다고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공직자의 금품거래의 경우 직무관련성의 여지가 있으면 뇌물죄로 처벌해야한다』고 판결, 향후 뇌물사건공판에 큰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수사과정에서 구속수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던 정덕일씨는 상대적으로 유리해졌다. 이전고검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정씨는 이씨에게 특가법이 적용될 경우 법정구속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표적수사시비와 사생활 공방, 법정소란등으로 관심을 모았던 국민당의원 박철언씨(53)공판도 변호인과 박씨가 재판부기피신청을 내고 퇴정한 가운데 결심이 이루어졌다. 검찰은 혐의사실을 전면부인하는 박씨에게『법정형량이 너무 낮다』는 부언과 함께 법정최고형량인 징역5년을 구형했다. 

 슬롯머신사건의 주인공인 정덕진씨(53)는 17억8천만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서방파두목 김태촌(45·수감중)에게 슬롯머신업소 인수자금명목으로 2억8천만원을 제공,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공갈방조혐의등이 적용돼 21일 징역6년에 벌금85억원을 구형받았다.

 슬롯머신업계 대부로 불리며 정·관계인사들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제공한것으로 알려진 정씨는 중요 피고인들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정작 구형량도 예상보다 높지않아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있다.

 이밖에 슬롯머신업자로부터 1억1천만원을 받았던 천기호전치안감은 징역5년을, 엄삼탁전병무청장은 정덕진씨로부터 2억2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징역1년6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의 자체사정을 유도하고 성역없는 공직자 비리척결에 일조했다는 점에서 의미있게 평가되는 이 사건은 비호세력의 전모가 모두 밝혀지지않았다는 의혹제기와 함께 일부 관련피고인들의 형량이 형평성에 어긋난나는 지적이 일어 향후 어떤 평가를 받게될지 주목된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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