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서둘러 사옥을 짓고보는 국내 기업풍토와는 달리 이름있는 기업이 사옥마련의 호기를 스스로 포기, 재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세계적 소전(동전의 원료)제조업체인 풍산은 최근 라이프빌딩을 매입해 사옥으로 사용하라는 서울신탁은행의 제의를 거절했다.
라이프주택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신탁은행은 라이프빌딩의 원매자를 찾던중 회사 규모나 능력, 그리고 사옥이 없다는 점에서 풍산이 가장 적당하다는 판단으로 10년 연불이라는 호조건으로 매입을 권유했으나 유찬우풍산회장이 『집살 돈이 있으면 기계를 사들이겠다』며 거절했다는것. 풍산은 지난 82년 사옥부지를 마련했으나 주거래은행이 여신관리를 이유로 매각을 권유하자 별다른 반발없이 매각한후 그뒤로는 사옥문제를 거론한 적이 없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풍산이 세계적 소전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것은 부동산에 눈을 돌리지 않았기때문이 아니겠느냐』며 유회장의 외고집을 높이 평가하고있다. 풍산은 현재 극동빌딩에 15년째 세들어 있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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