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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 205억 빼내 가·차명 주식투자/충방간부 2명 자살·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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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 205억 빼내 가·차명 주식투자/충방간부 2명 자살·도피

입력
1993.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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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제로 78개 계좌 들통” 우려/60여억은 경마·유흥비로 탕진/거래 증권사·은행직원 실명제후 첫 구속 대기업 자금담당 간부 2명이 회사자금2백5억여원으로 주식투자등을 하다가 거액의 손해를 입고 금융실명제 실시로 이같은 자금손실이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1명은 자살하고 1명은 국외로 달아난 사실이 밝혀졌다.

 또 이들과 거래해온 증권회사·은행관계자 2명이 이들이 가명계좌에 분산해둔 자금을 임의로 서류를 위조, 실명전환한것처럼 꾸며 인출해준 사실도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경제계는 20일 홍콩으로 달아난 충남방적 자금계장 장현기씨(34)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위반(사기·횡령)혐의로 수배하고 고려증권 상봉지점장 윤병옥씨(39), 동화은행 종로5가지점 대리 이경엽씨(35)등 2명을 사문서 위조·동행사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윤씨와 이씨에 대해서는 또 재무부에 통보,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위반혐의로 행정처분토록 했다.

 경찰에 의하면 장씨는 지난8월28일 자살한 충남방적 자금과장 구자원씨(42)와 함께 지난6월부터 회사 소유 양도성예금증서(CD) 30억원과 회사채 31억원어치를 시중에 팔아 빼돌리고 1백44억4천여만원은 CD를 매입해둔것처럼 속여 증권회사·은행등의 78개 가·차명계좌에 분산·예치해둔 혐의다.

 구씨는 CD매입자금을 증권계좌에 빼돌렸다가 주가하락으로 60억원가량의 손해가 나고 8월12일 금융실명제 실시로 이 사실이 들통나게 된데다 나머지 회사자금의 인출이 어려워지자 같은달 28일 하오8시55분께 회사앞으로 보내는 유서를 남긴뒤 서울 구로구 시흥동 한양아파트 여동생집 옥상에서 투신자살했고 장씨는 이튿날인 29일 홍콩으로 출국, 잠적했다.

 구씨는 유서에서 『실명제여파로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자초지종을 고한다』며 자금을 예치해둔 증권지점등을 털어놓았고 대통령에게는 『실명제는 잘 하신 일이며 저와같이 부를 쫓아 영혼을 잃은 사람들은 속히 회개해 남을 돕고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는 말도 남겼다. 고려증권 윤지점장과 동화은행 이대리는 실명제실시로 도명으로 만든 가명계좌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하게 된 장씨의 부탁을 받고 도명인 명의의 실명전환 청구서·위임장·예금청구서등을 위조해 10억원을 인출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실명조작혐의로 구속된것은 윤·이씨가 처음이다.

 충남방적은 구씨의 유서를 발견,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뒤 회사법인명의등으로 실명확인해 1백44억원은 회수했으나 60여억원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회수되지 않은 나머지 60여억원은 주식투자와 경마, 유흥비등으로 탕진됐을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이에대해 구씨 유족들과 장씨 가족들은 『이들이 관행대로 회사자금을 관리해 왔을 뿐 자금을 빼돌리지는 않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관련증권사 특검착수

 증권감독원은 21일부터 충남방적 자금담당 직원들의 대형 금융부정사건과 관련,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명령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려증권 상봉지점에 대해 특별검사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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