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 교체위 주변에서는 13년만에 관직에 복귀한 정재석교통부장관의 「돌아온 장고」식의 거침없는 언행이 단연 화제였다. 정장관은 80년 신군부의 공무원해직때 장관으로서는 유일한 피해자였다. 정장관의 파격은 상오 10시께 회의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됐다. 정장관은 1백여 방청석과 회의장밖 복도를 가득 메운 교통부직원들을 보고 『이렇게 많이 나오면 일은 어떻게 하나. 국별로 2명정도만 나오면 될텐데…. 업무가 파악되면 웬만한 답변은 내가 다 알아서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들은 교통부 직원들은 낮은 목소리로 『2명이상의 직원이 나온 국은 문책감』이라고 농담을 건네면서 속시원하다는듯 웃음을 나눴다.
회의 시작후 답변에 나선 정장관은 대뜸 경부고속철도입찰의 문제점을 추궁하는 야당질의에 대해 『사생결단의 각오로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살펴보겠다』고 말해 회의장을 술렁이게 했다. 여지껏 어느 장관도 경부고속철도에 대해 이처럼 적극적인 「의욕」을 밝힌 적이 없었다. 정장관은 또 『해운행정은 비즈니스의 성격을 갖는 만큼 앞으로 항만청은 기업처럼 자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거리낌없이 답변해 의원들을 놀라게 했다.
정장관의 시원시원함은 교통부 관변단체인 「항공진흥협회」폐지문제에서도 확인됐다. 차관과 담당국장이 뚜렷한 대답을 하지 못하자 정장관은 『답이 뻔한 문젠데 왜 말을 못하느냐. 「없애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하라』고 독려했다. 이에 양순직의원(무)이 『그런 정도의 사안을 어떻게 국장이 답하느냐』고 나무라자 정장관은 태연하게 『국장선에서 그 정도는 해야죠』라고 대응했다. 『국장이 그 정도는 할수 있어야 한다고 했지』라는 등의 웅성거림이 방청석에서 끊이지 않았다.
이와함께 회의도중 아무말도 없이 자리를 떴다가 량정규위원장으로부터 『자리를 지키라』는 경고를 받은 일이나, 차관이 답변하고 있을때 기획관리실장더러 차관 자리에 앉으라고 해 실장을 난처하게 만든 일등도 흔한 경우는 아니었다.
정장관의 거리낌없는 언행이 개혁과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교통행정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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