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측선 이 총통에 재출마 권유 대만 집권 국민당의 부주석인 림양항사법원장이 17일 무조건 총통선거출마를 선언함으로써 국민당은 또다시 분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8월 14차 당대회개막을 앞두고 대륙출신 소장파의원들의 탈당으로 「분해」위기에 직면했던 국민당은 당대회를 통해 비주류에 속한 학백촌전행정원장, 림양항사법원장등을 당부주석에 선출하는등 「비주류끌어안기」로 가까스로 파국을 모면했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주류측이 차기 총통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한 이등휘현총통의 재출마길을 모색하면서 비롯됐다. 임기 6년인 총통선거가 현행 헌법에 따라 이루어진다면 실시시기는 오는 96년이 된다. 그러나 국민대회(의회)에서 간접선거형태로 선출해온 총통을 다음부터는 유권자의 직접선거로 뽑아야하기 때문에 헌법개정이라는 사전과정을 거쳐야한다. 주류측은 내년에 헌법을 개정하고 곧바로 총통선거를 실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있다. 임기 2년을 남겨놓고 새로운 총통선거를 실시하는것이기 때문에 이총통이 출마해도 차기선거불출마발언을 뒤집는것이 아니라는것이 주류측의 논리인것이다.
이같은 주류측의 움직임은 이미 14차 당대회 이전에 일찌감치 차기총통 선거출마를 선언, 학백촌전행정원장의 지지마저 받아낸 비주류의 림양항사법원장이 국민당의 총통후보로 선출되는것을 막기위한것이다. 수적인 면에서 비주류를 압도하는 주류측은 그러나 이등휘총통의 뒤를 이을 마땅한 간판타자가 없다.
때문에 차기 총통선거에서 림양항을 내세울 수밖에 없어 「궤변」에 가까운 논리로 이등휘를 다시 내세우려고 하고 있는것이다.
림양항은 장경국전총통시절부터 이등휘, 구창환, 사동민등과 함께 국민당내 대만출신 정치가의 선두그룹을 형성해왔으며 이등휘를 제외하고 필적할 이가 없을 정도로 출중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대륙출신들과 함께 이등휘의 대만화정책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었으며 90년에는 이등휘―이원족티켓에 맞서 장개석의 아들 장경국과 함께 총통―부총통 후보로 총통경선에 나서겠다고 선언,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당시 그는 선거직전 후보를 사퇴했지만 이번에는 이등휘가 국민당의 총통후보로 나선다해도 출마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무조건 출마의지를 밝힌것이다.
림양항의 이번 선언이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전술적 발언인지 아니면 총통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사의 표현인지는 분명치 않다. 그러나 당 주류측에 이등휘외에는 뚜렷한 간판타자가 없고 또 신당이라는 제3당이 존재하는 상황에 이루어진 림양항의 동시출마불사 선언은 주류측에 90년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위협인것만큼은 분명하다.【북경=유동희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