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근야무」 힘들어도 우리것 확산 “신명” 인간문화재나 특정인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봉산탈춤의 공연 및 보급에 우리 것을 지키려는 직장인들이 앞장서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2동 102의 172 붉은 벽돌의 5층건물 지하층에 자리잡고 있는 「공간 탈마당」. 86년9월 흥사단이 마련한 봉산탈춤 기초강습에 참가했던 인연으로 모임을 구성, 7년째 의욕적인 활동을 해오고 있는 직장인들의 단체이다.
다른 가면극에 비해 민중오락적 요소가 강한 봉산탈춤의 전수·보급을 위해 회원들은 낮에는 각자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만 모여 연습을 하고 있지만 외부에서 의뢰한 공연일정이 꽉 차있을 정도로 전문가급이다. 특히 이들이 88년에 창단한 풍물패「소리굿」은 지난해 11월 KBS와 삼성그룹이 공동주최한 제3회 서울국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차지했을 만큼 봉산탈춤뿐만 아니라 풍물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인 바 있다.
「공간 탈마당」은 봉산탈춤이나 풍물놀이를 익히는데만 몰두하지 않는다. 8월부터는 인간문화재이자 봉산탈춤보존회 회장인 김선봉씨, 국립창극단 총무 왕기석씨등을 초청,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봉산탈춤 판소리 사물놀이등을 강습하고 있다.
심대섭회장(28)은『적지 않은 수강생들이 강습이 끝나면 정규회원으로 등록한다』며 『이들이 하나같이 「우리것을 배우고 싶은데 어디서 배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공연이나 강습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일이「우리것」확산에 꼭 필요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공간 탈마당」의 창단멤버로 대외홍보·섭외를 맡고 있는 송재걸씨(32·신한은행 고객지원부대리)는『지난 5월의 장애인체육대회 개막축하공연때는 평일인데도 20여명이 직장에 월차휴가를 내고 참가했을 정도』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회를 통해 봉산탈춤과 사물놀이등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45명인 정규회원들은 목요일 하오 7시30분이면 어김없이 서울YMCA회관에 모여 연습을 하고 있는데 봉산탈춤의 일곱과장 전부를 소개하는 정기공연이 11월6일로 다가옴에 따라 이들의 춤사위와 소리에는 더욱 신명이 붙고 있다.【김관명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