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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진 가지마다 초롱불 밝힌듯/둥굴레(꽃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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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진 가지마다 초롱불 밝힌듯/둥굴레(꽃이 있는 삶)

입력
1993.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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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결 상징… 뿌리는 예부터 구황식물로 한가위가 지나고 나면 산중은 둥굴레인 옥죽뿌리를 캐는 철이다.

 대나무 순처럼 올라오는 새순을 임금들이 즐겨 든다해서 옥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지금은 구슬같은 까만 열매가 대롱대롱 달려있지만 5, 6월 초롱같은 둥굴레꽃을 보면 감탄이 절로 난다. 꽃은 둥굴레고 그 뿌리를 옥죽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나리과의 다년초로 둥굴레 왕둥굴레 용둥굴레 죽대등 여러종류가 있다. 황정과 비슷해 진황정이라고도 한다.

 흔들면 딸랑딸랑 맑은 소리가 들릴듯 종모양의 꽃이 홑으로도 피지만 쌍동이로 달리는 용둥굴레가 더 멋지다.

 타원형으로 휘어진 줄기에 사열을 받듯 열지어 매달린 흰색 둥굴레는 청순하기 그지없어 순결의 상징이라고 했다. 연인에게 선물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해서 꽃이 필때쯤 산총각과 처녀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고고한것이 신선같이 보인다해서 신선초로도 부른다. 실제 도가의 선인들이나 불가의 스님들이 즐겼다. 원효스님이 구증구폭한 옥죽을 먹고 수도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낯설지만 옛사람들에게는 옥죽뿌리가 바로 소중한 식량자원이었다. 옥죽을 고아 엿을 만들어 설탕대용으로 썼고 궁중에서는 호박엿보다는 옥죽엿을 더 쳤다. 어린 순은 나물로, 뿌리와 줄기는 된장이나 고추장속에 박아 장아찌로 했다. 화채등 꽃요리에도 많이 쓴다. 꽃꽂이 배경장식에 단골로 등장한다.

 황제내경에는 자양지초라 하여 3백일을 먹으면 귀신을 볼수있고 신선이 되어 승천한다고 적었다. 향약집성방에는 구황식품과 신선식품의 1호로 등재되어 있다. 옥죽을 고약같이 고아 검정콩을 볶아 가루내어 섞어 장복하면 소년과 같이 된다고 했다. 동의보감에도 상약중 상약으로 제1의 서열에 두고 인삼을 4번째로 둘만큼 옥죽을 중요시 하고있다.

 30여년전부터 약초를 찾아 다니고 있는 한국약농협회장 이의상씨가 스승으로부터 제일 먼저 배운것이 옥죽다루는 법이었고 옥죽만 1년을 먹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봄부터 경남 양산에서 옥죽차를 만들어 시판하고 있으나 고향땅 양산이나 부산보다는 일본에서 더 인기를 끌고있다.【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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