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항로 울며 겨자먹기 운항/지원 적고 증편요청 거부당해 서해훼리호 침몰사고의 1차적인 잘못은 선박회사와 승무원에 있지만 이 회사의 사원들도 하고 싶은 말은 많다. 이들은 (주)서해훼리의 운영실상이 우리나라 연안여객선사의 한 전형(전형)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우선 낙도 도서민의 편의를 위해 당국의 재정지원을 바탕으로 운항하고 있는 명령항로는 해운항만청의 보조지원액수가 현실에 비해 턱없이 낮고 영세성을 면치 못해 승무원부터 부족한 형편이다. (주)서해훼리의 경우도 80년대에는 정원(55명)보다 많은 승무원이 있었으나 88년에 예산부족으로 49명으로 줄어들었고 현재는 41명이 6개 항로의 운항을 맡고 있다.
항만청은 이같은 현실을 감안,정원과 별도로 최소승무원수를 정해 부족인원을 묵인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선박도 정원 10명보다 3명 적은 7명의 승무원으로 운항해왔으며 다른 항로 역시 정원보다 2∼3명 적은 인원으로 운항하는 것이 관례였다.
여기에 매년 10명 정도가 이직을 원하고 있으며 본인부담(30만원)으로 선원기초교육을 받고 입사한 뒤에도 박봉(기본급 24만원포함 40만원선)과 격무때문에 입사 1년내에 대부분이 배에서 내리고 있다. 명령항로의 승무원급료는 83년에 공무원본봉을 기준으로 갑판원은 일용직,갑판장은 9급,선장은 6∼7급에 맞췄으나 이후 공무원은 학자금,가족등 제수당이 계속 오른 반면 승무원은 항해와 위험수당만 추가돼 갈수록 차이가 벌어졌다.
또 사고선박의 지난해 보조액은 10억8천여만원이지만 실제로는 8억원만 받은채 나머지가 이월됐고 올들어서도 6월이후의 보조액이 밀려있는 상태이다.
승객정원관리에 있어서도 사고항로의 승객은 평일에는 50명선이지만 주말이면 갑자기 늘어 위도주민은 물론 회사에서도 증편을 요청해왔으나 항만청의 거절로 무리한 운항이 불가피했다는것이 회사측의 주장이다. 배편은 모자라는데 밀리는 승객을 골라서 태울 수도 없고 그러다보니 정원·안전관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승객관리와 안전감독을 위해서는 운항관리자를 두어야 하지만 항만청의 예산과 회사의 영세성을 생각하면 무리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사장은 병으로 누워있고 사장의 장남인 상무는 구속된 (주)서해훼리가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지 미지수이지만 이번 사고는 우리나라 연안여객선사의 실상과 개선점을 잘 알려주었다.【군산=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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