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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갈망에 생활고도 잊어/전교조 4년여 어떻게 살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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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갈망에 생활고도 잊어/전교조 4년여 어떻게 살았나

입력
199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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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생계 위협 보다는 아이들 못봐 서러웠죠”/기존교사들과의 화합 “새과제” 전교조가 「탈퇴조건부 복직」을 수용함으로써 교단을 쫓겨난 1천5백여명의 해직교사들이 내년 3월이면 다시 교단에 서게된다.

 89년 5월28일 연세대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결성되고 두 달 뒤인 7월26일 해직된 이후 이들의 4년3개월간은 「먹고 사는것」이 힘겨운 나날이었다.

 4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미 많은 해직교사가 세상을 떠났거나 병을 얻었다. 90년 1월 배주영교사(경북 진보종합고 해직)가 자취방에서 연탄가스중독으로 숨진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26일 길옥화교사(서울 신양중 해직)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등 모두 8명의 해직교사가 복직의 기쁨을 끝내 누리지 못했다.

 다시 교문을 들어서는 날을 기다려온 나머지 해직교사들도 하나같이 고단한 삶을 살아야만 했다. 보험외판원 야채행상 보따리장사에서부터 신문배달, 공사판에서의 막노동등 생계를 위한 힘든 생활이 이어졌다.

 차모교사(서울 S고 해직)는 실업자생활 1년반만에 퇴직금이 바닥나 서울대 건물 보수공사장에서 막노동 품을 팔아야 했다. 전교조강원지부 일을 맡고 있던 곽모교사(원주 J고 해직)는 매일 새벽 신문배달을 해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다.

 해직교사들은 목을 조여오는 생계의 위협보다 아이들과 만날 수 없는것이 더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해직교사들은 다시 교사의 길을 걷게 될 때 참교육을 이뤄내기 위한 준비활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전교조에서 비롯된 「촌지거부운동」은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입시위주 교육」을 거부하고 참교육의 핵심인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교육」도 많은 국민의 박수를 받았다. 참교육실천위원회 아래에 과목별 교사모임을 활성화시켜 국어, 역사과목등의 경우에는 교과서를 마련할 수 있을 만큼 연구역량을 쌓아왔다.

 매년 한 차례씩 현직교사들이 참여하는 「참교육 실천대회」를 열어 일선교육 현장에서의 참교육 실천과정에 대한 토론모임을 가졌고 전국 각 지부단위의 연구모임은 한 해에 수십차례 열어왔다. 통일, 환경, 여성, 지역사회등 통합교과적인 내용의 교육을 시도하는 움직임도 활기차게 진행시켜 「통일학교」 「역사기행」등이 지부 지회별로 발전해 가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해직교사들이 복직하면 개선장군처럼 행동할것』이라고 우려하고있어 교단에 남아있던 교사들과 자칫 빚을지 모르는 심적 갈등을 여하히 해소해 나가느냐가 당면한 교육계의 과제중 하나라고 지적하는 시각도있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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