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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되는 미의 대북강경책/북핵관련 미국무부 대변인 브리핑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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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화되는 미의 대북강경책/북핵관련 미국무부 대변인 브리핑 안팎

입력
1993.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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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못기다린다” 선언한 셈/「제재」 채찍으로 북한변화 유도/“대화론 해결불가” 국면전환이 불가피 북한핵문제가 대화에 의한 해결을 기다리다가 결국 국제제재의 길로 들어설 전망이다.

 미국무부는 15일 핵문제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설명하면서 「적절한 기간내」에 진전이 없으면 유엔안보리에 넘겨 제재를 가하는것을 고려할 수 밖에 없을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마이클 매커리국무부대변인은 정오 브리핑에서 출입기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한미양국이 북한에 마지막 2주일간의 기회를 준다고 통보했다는데.

 ▲2주일의 최후통첩이라는 말은 일단 부정한다. 그러나 이 문제가 상당히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몇가지 정리가 필요하다. 미국은 북한에 미·북한간 외교교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국제핵감시체제의 계속성이 유지된다는  바탕위에  진행되어온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해왔다. 북한은  북한의 공개된 핵시설에 대한 IAEA의  통상적인 감시활동 자체까지도 저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핵감시체제의 계속성유지를 거절하고 있는것이다. 뿐만아니라 미·북한간 3차협상은 남북핵협상이 진전되어야 열릴것이라는 점도 명백히 하고 있는데 이 문제 역시 진전이 없다. 마감시간을 정확히 말할 수는 없으나 만일 북한이 IAEA의 핵감시를 계속 거부한다면 이 문제를 「적절한 기간」내에 유엔안보리로 넘겨 직접행동으로 들어가게 할 수밖에 없을것이다.

 ­북한제재는 과거에도 거론된 바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조치가 가능한가.

 ▲유엔에서 이 문제를 계속 검토해 온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이 지금 어떤 단계에 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을 비롯한 많은 유엔국들이 이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는것은 말할 수 있다.

 ­핵감시체제가 2주내에 무너진다는것은 어떤 뜻인가.

 ▲IAEA의 핵감시체제운용방식은 여러분도 잘알고 있을것이다. 감시장비를 정기적으로 검사해야하고 또 필름도 갈아끼워야 한다. 현재 북한은 이런 통상적인 감시작업도 중단시키려 하고있다.

 ­필름을 갈지 못하는것이 곧 핵감시체제의 중단인가.

 ▲풀어 설명하면 그렇다고 할수있다.

 ­만일 2∼3주내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그때 미국이 유엔제재 문제를 직접 제기할것인가. 아니면 IAEA의 결의를 미국이 지지하는 형식을 취할것인가.

 ▲일단 IAEA가 감시계속성이 중단됐다는 결론을 먼저 내려야한다. 그렇게되면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더이상 계속하지 못한다는 점을 밝히게 될것이다.

 ­미국과 한국은 이런 취지를 북한에 통보한바 있는가.

 ▲미국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과 대화를 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분명히 이 문제를 통보했다고 할수있다.

 이날 국무부가 밝힌 북한핵문제에 대한 입장은 두가지 측면이 동시에 표출된것으로 볼수 있다.

 첫째는, 미국의 대북한 대화외교가 결국 실패했다는것을 의미한것이다. 미국은 2단계제네바회담에서 조건이 성숙되면 2개월내에 3단계협상을 하겠다고 명백히 공표한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행하겠다고 밝힌 두가지 조건인 IAEA와의 협상진전, 남북대화진전을 전혀 진척시키지 않은채 약속한 2개월시한인 9월18일을 지나쳐 버렸는데도 미국은 그동안 『좀더 기다려 보자』며 한국측의 협력을 요청하는 태도를 취해왔었다. 지난 12일에 있었던 회견에서도 국무부고위관리는 이런 미국의 「외교적 기다림」의 필요성을 입이 마르도록 설명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전혀 미국의 기대를 만족시킬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당초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한 협상을 떠맡을때 북한의 핵문제는 「발등의 불」이라는 위기설을 너무 많이 강조했기 때문에 무작정 더 기다릴수도 없는 형편이다.

 미국은 이날 결국 간접적으로나마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선언한것이다.

 둘째는, 북한문제가 결국 입으로 되는것이 아니라는것을 세계에 천명한것이라고 할수 있다. 미국은 인내를 하면서 북한이 주장하는 정치적 구호를 들어주기도 했고 시한을 20여일이나 넘기면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기다렸다는것을 국제사회에 알린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가 안보리로 넘어갈 경우 중국이 반대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다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위한 정당성의 근거를 마련한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6·25전쟁중의 휴전협상, 그리고 내용없는 긴 남북대화의 경험을 살려 미국이라는 상대를 다시 한번 골탕을 먹이고있는 셈이다. 결국 북한은 「이해타산의 끝물」이 아니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는것을 미국이 뒤늦게 재인식한것이라고 볼수 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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