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사찰유도 「탈출구」 제공해야/온건론/인내한계… 국제사회 결단 필요/제재론 동북아 지역국가들간의 외교관계가 최근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한미양국간 새로운 안보협력을 모색키위한 국제학술회의가 13∼14일 이틀간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렸다.
윌리엄 클라크 전미국무부 아태담당차관과 마이클 마잘 미하원외교정책담당관, 백진현외교안보연구원교수등 30여명의 한미외교정책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특히 한미양국이 북한핵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경제제재등 보다 강경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는 시각과 보다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외교통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한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섰다.
다음은 세미나 참석자들의 주요 토론내용이다.
▲마이클 마잘 미하원 외교정책담당관·윌리엄 클라크 전미국무부 아태담당차관=북한측에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당근」을 제시하며 정치적 타결점을 찾아야 한다. 한미 양국정부는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이 있은 직후부터 현재까지 「인내심」을 갖고 여러 외교통로를 통해 대화에 의한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위를 무시하고 미국과 직접협상만을 계속 요구하고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해 독자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의 대북외교전략은 대보스니아 혹은 대소말리아 정책과는 다르다. 또한 북한 핵문제의 특수성에 비춰볼때 한미양국은 보다 다각적이고 국제적인 상호협조체제를 구축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미국이 현시점에서 고려해야 할것은 북한의 핵개발 능력과 개발사실을 무조건 거부하기보다는 그들에게 탈출구를 마련해줘야 한다는것이다. 즉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있는 핵능력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향후 플루토늄생산에 대한 국제적 조정능력을 갖춰야 한다는것이다. 우선 미국은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 내기위해 그들이 만족할 만한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할것이다. 미국은 한국과 사전대화를 거쳐 북한이 원하는 북미, 북일간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협상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한다.
▲백진현외교안보연구원교수·이정민 세종연구소 연구원=국제사회가 대북정책에서 보다 강력한 「새로운 행동의 결단」을 보여야 할 때이다. 북한은 핵카드를 단지 미국 일본과의 관계정상화와 경제협력등을 위해 쥐고 있는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방편만도 아니다. 북한은 핵카드를 이용해 국제관계 정상화와 핵개발 성공이라는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북한은 그간 핵카드로 IAEA등 국제기구의 핵사찰압력등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시간벌기작전을 구사해 왔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인내심은 북한이 핵사찰을 거부함으로써 막바지 도전을 받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그간 북한에 「당근과 채찍」을 함께 사용해왔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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